일본에서 차량 공유 서비스인 ‘카 셰어링’의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차량의 이동거리가 ‘제로(0)’인 불가사의한 이용 방법이 조금씩 늘고 있다.
1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3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카 셰어링 업체 ‘오릭스’가 ‘이변’을 눈치챈 것은 작년 여름쯤이다. 카 셰어링을 이용했는데도 이동거리가 ‘0㎞’인 차량이 전체의 수 %를 차지한 것이다. 오릭스 홍보 담당자는 “이용 방법은 확실지 않다. 다만 데이터를 보면 일정 수가 운전하지 않고 사용하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회원수가 120만명으로 일본 최대 카 셰어링 업체인 ‘타임즈24’가 이동 이용 방법을 회원에게 물었다. 이동 외에도 외근 중 작업이나 휴식을 위한 공간, 코인 로커가 가득 차 있을 때 짐을 두는 곳 등의 응답이 나왔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는 휴대폰을 충전하는 용도로도 사용했다. 지난해초 NTT 도코모가 이용자 4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카 셰어링의 이동 이외 용도로 ‘선잠(휴식)’이 64%로 가장 많았고, ‘친구·가족과의 전화’(40%), ‘업무상 전화’(38%), ‘독서’(34%) 등의 순이었다.
사이타마현에 사는 남성 회사원(31)은 “외근 영업을 하는 짬짬이 선잠을 잘 수 있는 장소는 역 앞의 인터넷 카페 정도인데 카 셰어 차라면 주택가나 오피스가에도 있다”면서 “요금도 수백 엔으로 카페와 별로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 회사원은 식사를 할 장소가 마땅치 않을 경우 편의점 도시락을 차 내에서 먹은 적도 있다고 한다. 현재 카 셰어링 요금은 15분 당 200엔(약 2200원) 정도 한다.
일부 카 셰어링 업체는 곤혹스러운 기색이다. 요금을 이동거리에 따라 부과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운전하지 않는 이용’이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위나 추위를 피하기 위해 엔진을 걸고 에어컨을 켜놓은 채로 계속 정차하는 경우도 있다. 오릭스 홍보 담당자는 “공회전 방지의 관점에서 이동목적 이외의 사용은 장려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이동에 사용하는 게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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