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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로봇과 경쟁할 수 있습니까? "로봇, 인간 업무 34% 대체"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로봇의 존재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간이 로봇과 경쟁하는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과연 로봇은 인간의 업무를 어디까지 대신할 수 있을까. . 

■“업무의 3분의 1을 로봇이 대신”

 2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일본 니혼케이자이신문(닛케이)이 실시한 공동조사연구에 따르면 현재 사람들이 하고 있는 업무의 3분의 1은 로봇이 대신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신문은 컨설팅회사 맥킨지가 정리한 2069종의 업무(820종 직업)의 자동화 동향 추정자료를 분석한 결과 34%에 해당하는 710종의 업무를 로봇이 대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카운셀러 업무의 10.5%, 의사 업무의 29.2%는 각각 로봇이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가이드는 36.0%의 업무를, 트럭 운전사의 경우 64.6%의 업무를 로봇이 담당하는 게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일부 안과 기사나 식품가공, 석고 도장 등의 업무는 로봇이 전체 업무를 대신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부분의 직업은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복잡한 업무가 남아 있기 때문에 완전자동화가 가능한 직업은 전체의 5% 정도에 머물렀다. 

■“조립, 운송, 사무직은 로봇이 대신하는 업무가 70%” 

 직업 중에는 조립, 운송, 단순 사무직 등이 로봇이 대신할 수 있는 업무가 많았다. 

 엔진 부품을 조립하는 공장노동자의 경우 부품의 조립이나 포장 작업 등 75%를 로봇이 맡을 수 있다. 실제 미국의 자동차회사 제너럴 모터스(GM)는 세계 각국의 공장에 3만대의 로보트를 도입하고 있고, 이 가운데  8500대는 정보를 공유해 생산 라인이 고장이 날 수 있는지를 AI가 점검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자동화의 흐름은 화이트칼라나 사무직종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미국 이동통신사 AT&T는 고객 주문의 문서화나 비밀번호의 재설정 작업 등의 업무를 로봇이 담당하고 있다. 금융기관에도 로봇이 도입되고 있다. 사무업무 60종 가운데 파일작성 등 65%가 로봇으로 대체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의사결정이나 계획입안, 상상력이 필요한 직업은 로봇이 대신하기 힘든 분야로 나타났다.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에는 63종의 업무 가운데 22%만 로봇화가 가능했고, 배우나 음악가 등 예술 관련 직업도 65종의 업무 가운데 17%만 로봇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국가 가운데 일본이 자동화가 가능한 업무가 55%로 로봇 도입 여지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은 46%, 유럽 47%, 중국 51%, 인도 52%였다. 닛케이는 “일본은 금융, 보험, 관공서의 사무직이나 제조업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자동화에 적합한 자료 작성 등 단순 업무의 비율이 높고, 변호사나 관공서 사무직 등에서 사무 자동화가 느린 편”이라고 설명했다. 

■커지는 ‘로봇 위협론’을 넘어서려면 

  매킨지는 로봇의 활용도가 높아지면 세계 전체의 생산성을 연간 0.8%~1.4% 향상시킬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제로봇연맹(IFR)은 2015년말 163만대였던 산업용 로봇이 2019년말에는 260만대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는 등 자동화는 전 셰게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에 비례해 로봇을 일자리를 빼앗는 위협으로 간주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팀은 지난 3월말 1000명의 노동자에 대해 1대의 로봇을 투입하는 경우 5·6명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로봇의 활용이 임금의 하락 압력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면서 미국 기업들은 일자리 문제에 민감하다. 미국인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 무역인가 로봇인가라는 논의도 시작되고 있다. 

 닛케이는 “어떤 나라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생산성의 향상은 피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면서 “로봇과의 공존공영을 전제로 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