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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동일본대지진 8년...일본 곳곳에서 추도식

 11일 오후 2시46분. “묵도”소리와 함께 사이렌이 울렸다. 8년 전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시각이다. 당시 피해를 당한 이와테·미야기·후쿠시마현을 비롯해 일본 전국 각지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참석자들이 1분간 묵념을 했다.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비극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다짐했다. 재해에 대비한 훈련도 실시됐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오후 도쿄 지요다구 국립극장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동일본대지진 희생자 추도식을 열었다. 아베 총리는 “피해지 부흥은 착실하게 진전하고 있다. 앞으로도 피해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놓인 상황에 다가가면서 중단없는 지원으로 부흥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지요다공원에서는 시민단체가 8년째 조직하고 있는 ‘피스 온 어스’ 행사가 열려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연주회와 토크쇼 등이 진행됐다. 대회장에 마련된 추모 돔에는 밤 늦게까지 촛불과 LED가 켜졌다. 도쿄의 대표적 관광지인 도쿄 스카이트리도 이날 저녁 동일본대지진 희생자에 대한 추도와 부흥에 대한 마음을 담은 ‘특별 점등’을 실시했다.
 이와테·미야기·후쿠시마현에서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에서도 곳곳에서 추도식이 열렸다. 지진으로 1000명 이상이 희생된 이와테현 가마이시(釜石)시에서는 피난 중이던 162명이 쓰나미(지진해일)에 휩쓸려 숨진 우노스마이 지구 방재센터 터에 조성되고 있는 ‘가마이시 기도 공원’에서 유족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준비한다, 달아난다, 말로 전한다’는 재해의 교훈을 새긴 비석의 제막식이 거행됐다. 유족의 동의를 얻은 희생자 997명의 이름을 새긴 위령비도 완성돼 참석자들의 헌화가 이어졌다.
 이날 쓰나미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는 언덕이나 해안가로 나가 바다를 향해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도쿄메트로, 도영지하철, 게이오, 게이세이 등 수도권 철도회사 대부분은 이날 대지진이 발생한 2시46분에 맞춰 열차를 일단 멈췄다가 출발시켰다. 대지진 당시의 교훈을 잊지 않기 위해 지진발생 시 안전하게 열차를 정지시키기 위한 훈련을 실시한 것이다. 도쿄 롯폰기의 54층 건물인 ‘롯본기 힐스’에선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주민 등 8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재해시의 초기 소화 및 대피 절차를 확인하는 훈련이 진행됐다고 NHK는 전했다. 
 동일본대지진은 2011년 3월11일 미야기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대지진이다. 사망자는 3월1일 기준 1만5897명, 행방불명자는 2533명이다. 피난 생활 중 숨지거나 자살을 한 ‘재난관련사’도 3701명이다. 약 3100명이 가설주택에서 생활하는 등 5만1778명이 고향을 떠나 피난생활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