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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야스쿠니신사 경내 불...체포된 중국인 “난징대학살 항의”

NHK 화면 캡쳐

 12일 오전 7시쯤 일본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 야스쿠니(靖國)신사 경내에서 불이 나 현장에 있던 중국인 남성이 체포됐다고 NHK가 보도했다. 이 남성은 ‘난징사건에 항의한다’라는 내용이 써진 깃발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야스쿠니신사 관계자는 이날 오전 7시쯤 신사 정문 주변에 신문지로 보이는 물체가 불타고 있는 것을 발견해 신고했다. 불은 곧바로 달려온 소방대원에 의해 진화돼 건물 피해는 없었다.
 신사 경비원은 현장에 있던 외국인 남녀 2명을 붙잡았고, 경찰은 이 가운데 중국인 남성 궈샤오지에(郭紹傑·55)씨를 건조물 침입 혐의로 체포했다. 궈씨는 경찰 조사에서 ‘난징사건에 항의한다’는 내용이 적힌 깃발을 들고 불을 붙이는 모습을 촬영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시 구체적인 상황이나 이들이 일본에 입국한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NHK에 따르면 홍콩에 근거를 두고 있는 ‘댜오위다오 지키기 행동’은 이날 소속 회원이 야스쿠니신사에서 일본에 대한 항의 활동을 했다고 밝히면서 그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단체는 과거 일본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에 상륙한 적도 있다.
 이 단체에 따르면 남성 회원은 이날 야스쿠니신사 경내에서 A급 전범인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불태우면서 “군국주의를 타도하자”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 남성은 난징대학살 81주기가 되는 오는 13일에 맞춰 항의 행동을 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난징대학살은 중·일 전쟁 시기였던 1937년 12월 난징을 점령한 일본군이 중국군 포로와 민간인들을 무차별 학살한 사건으로서, 중국 측은 30만명 이상의 중국인이 살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야스쿠니신사는 일왕을 정점으로 한 국가 신도(神道)의 중심으로 과거 침략 전쟁 중에 전사한 군인들을 신으로 모시며 전쟁을 정당화하는 역할을 했다. 특히 2차 대전 당시 A급 전범의 혼령을 모아 제사를 지내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매년 야스쿠니신사에 공물료를 납부해왔고, 국회의원들은 대거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있다. 이를 두고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으로부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