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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트럼프 정부, '오바마 검사들' 정리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임 오바마 정부에서 임명된 ‘오바마 검사들’의 정리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사진)을 통해 ‘오바마 검사들’의 일괄 사표 제출을 요구하고, 이를 거부한 검사를 즉각 해고했다. 미국에서 정권이 바뀌면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연방 검사들이 교체되곤 하지만, 이번처럼 연방검사의 절반을 한꺼번에 물갈이하려는 시도는 이례적이다. 반(反) 이민 행정명령 등 ‘트럼프표 정책’을 밀어붙이기 위해 사법당국부터 다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CNN 등에 따르면 맨해튼 등을 관할하는 뉴욕 남부지검의 프리트 바라라 연방검사(사진)는 트럼프 정부가 요구한 사임을 거부해 해고당했다. 바라라는 트위터에 “나는 사임하지 않았다. 조금 전에 해고됐다”며 “뉴욕 남부지검 연방검사로 활동한 것은 내 생의 가장 큰 영광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계인 바라라는 세션스 장관이 전날 사표 제출을 통보한 연방검사 46명 중 한 명이다. 46명 중 몇 명이 사표를 제출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데이나 보엔테 법무부 차관대행이 이날 전화를 걸어 ‘사퇴를 거부하는 것이냐’고 물어 바라라가 ‘그렇다’고 대답했고, 보엔테는 잠시 후 다시 전화를 걸어와 “트럼프가 당신을 해고했다”고 통보했다고 CNN에 전했다.
 바라라의 해고는 의외로 여겨진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한 바라라는 월가의 내부자 거래, 헤지펀드 비리, 정치 부패 등 굵직한 사건들을 해결해 명성을 얻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타워에서 당선자 신분인 트럼프를 만나 “계속 일해 달라”고 요청을 받았다. 바라라의 후임으로는 한국계인 준 H 김 연방 부검사가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대통령이 상원 인준을 거쳐 임명하는 90여명의 연방 검사는 보통 새 정권 출범하면 교체되는 것이 관례지만 분열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이뤄졌다. 이번처럼 사전통보도 없이 한꺼번에 사표 제출을 요구한 것은 드물다고 미국 언론들은 지적했다.
 이번의 ‘일괄 정리해고’는 트럼프가 전임 오바마 정부 정책에 동조하는 인사들부터 제거해 트럼프표 정책을 제대로 펼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폭스뉴스를 비롯한 트럼프 지지 진영은 오바마 정부의 정무직들을 몰아내야 한다고 여론몰이를 해 왔다.
 트럼프는 최근 백악관을 비롯해 정부기관으로부터 정보가 새어나가는 데 대해 격분한 상태다.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CNN에 “8년 동안 한 정부에 있었다면 그 정부의 정책을 옹호하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