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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난민들'이 미국에서 창조해낸 위대한 작품들

“난민들이 미국 문학에서 이룩한 위대한 성취들을 되돌아보라”.

도널드 트럼프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이 전 세계적인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는 30일(현지시간) 난민들이 미국에 와서 쓴 작품 25권을 선정했다. NYT는 “20세기부터 지금까지 정치적 박해와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들어온 이들은 지금 우리가 부분적으로는 미국 것이라고 생각하는 중요한 작품들을 창작해왔다”고 밝혔다.

■베르톨트 브레히트, <아르투로 우이의 생애>(1941)

브레히트는 독일 나치를 피해 1933년 덴마크로 갔다가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41년 미국으로 망명, 1948년까지 머물렀다. 이 작품에서 브레히트는 시카고 갱단의 두목이 된 한 인물의 출세 과정을 통해 히틀러를 풍자했다.



[정리뉴스]'난민들'이 미국에서 창조해낸 위대한 작품들

 

■칼 폴라니, <거대한 전환>(1944)

헝가리 출신의 경제학자 폴라니는 히틀러의 나치가 대두한 1933년 영국으로 갔다가 1940년 미국 버몬트에 정착했다. 폴라니는 베닝턴 대학에서 가르치는 동안 산업혁명이 얼마나 파괴적이며, 나아가 공산주의와 파시즘으로 가는 조건들을 만드는지 탐구하는 이 책을 출간했다.

■토마스 만, <파우스트 박사>(1947)

독일의 대문호 만은 히틀러를 피해 스위스를 거쳐 미국으로 이주했다. 만은 이 작품에서 자신의 영혼을 악마에 판 음악가의 얘기를 통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갔던 나치
독일을 에둘러 비판했다.

[정리뉴스]'난민들'이 미국에서 창조해낸 위대한 작품들


■테오도르 아도르노, <권위주의적 성격>(1950)

독일의 철학자이자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중심 인물인 아도르노는 다른 프랑크푸르트학파 학자들과 함께 193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이주했다. 그는 어떤 성향이 파시즘에 쉽게 동조하는지 이해하고자 했고, 부모의 엄격한 교육이 권위주의자의 인정과 지도를 갈망하는 인물로 이끈다고 봤다.

■한나 아렌트, <전체주의의 기원>1951)

유대계 독일인이었던 아렌트는 1941년 뉴욕에 정착했다. 그는 나치즘과 스탈리니즘을 테러와 공포를 이용해 국민들을 지배하고, 묵인을 얻는 새로운 정치형태로 분석했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롤리타>(1955)

러시아 귀족 출신이었던 나보코프는 볼세비키 혁명을 피해 유럽을 전전하다 1940년 미국으로 왔다. 그의 가장 유명하고 논쟁적인 이 소설에서 나보코프는 소녀 롤리타에게 사로잡힌 중년 남자의 사랑과 욕망을 그려냈다.


■이사벨 아옌데, <영혼의 집>(1982)

1973년 피노체트의 쿠데타로 삼촌인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이 살해당하고, 군부 독재가 계속되자 베네수엘라로 망명했다, 1980년대 후반 미국 캘리포니아에 정착했다. 아옌데는 자신의 데뷰작인 이 작품에서 수 세대에 걸친 가족사를 통해 민주주의의 파괴와 잔혹한 독재자의 부상을 묘사했다.

■체스와프 미워시, <겨울의 종들>(1985)

폴란드의 시인이자 노벨 문학상(1980년) 수상자인 미워시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반나치 활동을 하기도 했다. 1960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는 이 작품에서 “삶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견뎌졌다”라고 망명 경험을 그려냈다.

■아리엘 도르프만, <죽음과 소녀>(1990)

살바도르 아옌데 칠레 대통령의 문화 특보여던 도르프만은 1973년 군사 쿠데타 때 탈출했다. 이 판타지 희곡에서 도르프만은 한 남미 정권에 의해 고문당한 여성의 혼란스러운 주장을 통해 구원의 부정확성을 그려냈다.


[정리뉴스]'난민들'이 미국에서 창조해낸 위대한 작품들

■이스마엘 베아, <집으로 가는 길>(2007)

시에라리온 출신으로 12살 때 소년병이 됐다가 유니세프의 도움으로 1997년 탈출했다. 베아는 자신의 경험담을 담은 이 책에서 마약과 총으로 범벅된 전쟁의 참상을 소년병의 눈으로 보여주고 있다.
NYT는 이밖에 독일 출신 철학자이자 네오콘(미국 신보수주의)의 사상적 기원으로 평가받는 레오 스트라우스의 <자연권과 역사>(1953), 구소련 출신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시인 요세프 브로드스키의 <하나도 채 못되는>(1986), 쿠바 출신 작가 레이날도 아레나스의 자서전 <해가 지기 전에>(1992) 등도 위대한 난민들의 작품으로 꼽았다.

또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외교>(1994)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의 <마담 세크리터리>(2003)도 꼽았다. 유대계 독일인인 키신저는 1938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왔고, 올브라이트의 가족도 히틀러가 체코슬라바키아의 일부를 점령했을 때 탈출해 1948년 미국으로 이민왔다.

<김진우 기자 jw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