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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전투 피해왔더니...나이지리아 난민촌, 오폭으로 50명 이상 사망

17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보르노주 란 지역의 한 난민촌에서 나이지리아 공군 소속 전투기가 폭탄을 잘못 투하한 뒤 한 남자가 다친 아이를 안고 달려가고 있다. 란/AFP연합뉴스


나이지리아 공군 전투기가 난민촌을 폭격해 5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 전투기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보코하람을 겨냥하다가 폭탄을 잘못 투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를 당한 난민들은 나이지리아 정부군과 보코하람 간 전투로부터 피신처를 찾았다가 억울하게 희생당했다.

1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공군 소속 전투기가 이날 정오쯤 실수로 나이지리아 동북부 보르노주 란 지역에 있는 한 난민촌에 폭탄을 투하했다.
 

민간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날 오폭으로 적어도 52명이 사망하고 12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 난민들에게 식량을 제공하기 위해 도착한 나이지리아 적십자사 직원 6명이 숨지고 13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국제적십자사 대변인은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 관계자는 난민촌에는 8명의 의료인력밖에 없어 사망자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나이지리아군도 이날 오폭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럭키 이라보르 소장은 란 지역에서 오폭 사고가 있었다며 부상자들은 국경없는의사회와 국제적십자사를 돕던 나이지리아 민간인과 군인들이라고 전했다. 그는 “보코하람 대원들이 그곳에 집결할 것이란 정보를 토대로 이번 임무 수행을 명령했다”고 말했다. 
무하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유감스러운 작전상 실수”라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동북부 지역은 2009년 이후 보코하람이 세력을 키워 정부군과 친정부 민간인에게 폭탄·총기 공격을 가하면서 유혈 사태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나이지리아 정부군과 보코하람 간 전투로 지금까지 2만명 이상이 숨지고 230만명이 난민이 됐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보코하람에 대한 나이지리아 정부군의 군사작전은 주로 헬기나 전투기를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보코하람 전투원들을 이들의 야영지에 억류된 일반인들로부터 분리하기 어렵다는 딜레마가 있다. 피해자 일부는 정부군이 보코하람의 야영지를 겨냥해 무차별적인 폭탄·총기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