⑴도카마치 지역
②그림책과 나무열매 미술관
도카마치역에서 차로 20분 정도.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리면 나타나는 산골 폐교가 '그림책과 나무열매 미술관'이다. 2005년 폐교가 된 사나다 초등학교를 그림책 작가 다시마 세이조(田島征三·78)가 중심이 돼 2009년 미술관으로 새 단장했다.
사나다 초등학교가 자리한 하치(鉢) 마을은 도카치시 중앙부에 위치한 산간마을. 마을이 자리한 지대는 마을 이름(하치는 사발이란 뜻)대로 절구 모양을 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마을 사람 모두가 오미(尾身)라는 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로 치면 집성촌이라 할 만한데 그만큼 결속력이 강하고, 마을의 중심이었던 사나다 초등학교를 어떻게든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이번 예술제를 맞아 살무사를 테마로 한 작품 '몸 안, 마음 속'을 학교 건물 옆에 설치했다. 다시마 세이조가 어린 시절 흔히 볼 수 있었던 살무사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자는 의도라고 한다.
학교 건물 전체를 관통하는 작품의 제목은 '학교는 텅 비지 않는다'. 폐교가 되면서 다른 학교로 전학갔던 유키, 유카, 켄타가 학교에 돌아오면, 도깨비가 학교의 추억을 내뱉으면서 학교가 되살아난다는 스토리라고 한다. 학교 건물 전체를 활용한 이른바 '입체 그림책'인 셈이다.
미술관은 과거 이 학교에서 활기차게 생활했던 학생과 교사, 심지어 ‘도깨비’의 모습까지 재현했다. 설치된 오브제들은 바닷가에 떠내려온 나무나 나무열매 등 자연물을 모아 물감을 칠한 것이라고 한다.
체육대회 단체 상장이나 아이들의 미술작품들도 그대로 뒀다. 자세히 보면 아이들 이름이 모두 '오미'로 시작한다.
아이들의 꿈을 먹는 도깨비와 추억을 토해내는 괴물.
학교 주변도 최대한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살리려고 했다고 한다.
다시마 세이조는 자연과 생명, 평화 등의 테마를 독특한 색감과 선으로 표현해왔다. 산업폐기장 건설 반대 운동을 하다가 화학물질 때문에 암에 걸리기도 했다. 지난 4월엔 위안부 할머니를 그린 권윤덕의 <꽃할머니>가 8년 만에 일본에서 출간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②바르텔레미 토구오, 'Welcome'
'그림책과 나무열매 미술관'을 떠나 차로 다시 구불구불한 길을 10분 더 올라가면 나카테(中手) 마을이 나온다.
이곳에 마련된 임시주차장에 차를 대고 산길을 15분 넘게 더 걸어내려가야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날은 더운데 비까지 부슬부슬 내려 꽤 체력이 소모됐다.
산길을 따라 내려가는 중간 중간 작은 의자가 배치돼 있다. 마치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주변의 풍경을 다시 보라고 하는 듯하다.
작품 'Welcome'은 세계 각지에서 이민과 이동에 지친 이들의 휴식을 기원하는 작품이라고 한다. 작품을 찾아가는 길에서, 중간중간 배치된 의자 위에서, 이 지역의 산과 들판 등의 풍경을 재발견하게 된다. 나무의자가 집중배치된 곳을 조금만 지나가면 마을에서도 50년 간 잊혀졌던 폭포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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