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두번째 초강력 태풍 상륙한 일본, 4명 사망·실종...또다른 태풍도 올라와

　지난달 30일 밤 일본 본토에 상륙한 초강력 태풍 ‘짜미’가 빠른 속도로 북상한 뒤 1일 정오 온대성 저기압으로 바뀌었다. 태풍이 일본 본토에 머문 시간은 짧았지만, 강풍과 호우에 따른 인적·물적 피해가 잇따랐다.
　일본 기상청과 NHK에 따르면 전날 밤 8시쯤 와카야마(和歌山)현에 상륙한 제24호 태풍 짜미는 동일본과 도호쿠(東北)를 종단해 홋카이도(北海道) 동부 앞바다로 나간 뒤 이날 정오 온대성 저기압으로 바뀌었다. 당초 예상보다 빨리 일본 열도를 빠져나갔지만, 피해는 적지 않았다.
　NHK 집계 결과 이날 오후 1시 현재 태풍의 영향으로 2명이 숨졌으며 2명이 실종됐다. 부상자는 170명으로 집계됐다. 돗토리(鳥取)현에선 전날 토사 붕괴로 차량에 타고 있던 남성 1명이 사망했다. 야마나시(山梨)현에선 남성 1명이 수로 인근에서 심폐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강풍과 폭우가 몰아쳤던 도쿄(東京) 등 수도권에서도 피해가 속출했다. 요코하마(橫浜)항에선 인근에 정박하고 있던 화물선이 태풍으로 떠내려가 5㎞ 떨어진 가와사키(川崎)시 부두 안벽(岸壁)에 충돌했다. 45.6ｍ의 역대 최대 순간풍속이 관측된 도쿄 하치오지(八王子)시에선 초등학교 수영장의 알루미늄 펜스가 무너지는 등 건물 피해가 잇따랐다.
　태풍의 영향으로 운행을 중단했던 항공·열차편은 이날 대부분 운전을 재개했지만, 강풍 피해를 입은 일부 구간에선 정상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도쿄 신주쿠(新宿)와 서부 지역을 잇는 게이오센(京王線)은 이날 오전 4시30분쯤 첫 열차가 철로변에 쓰러진 나무 울타리와 충돌하는 바람에 일부 구간에서 운행이 한동안 중단됐다. JR히가시니혼(東日本)이 운행하는 주오센(中央線)과 도쿄도가 운영하는 미타센(三田線)도 일부 운행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출근길 일부 전철역에선 큰 혼잡이 벌어졌다.
　또 시즈오카(靜岡)현 하마마쓰(浜松)시에선 전체의 80%인 26만 세대가 정전되는 등 129만여가구에 정전이 이어졌다.
　일본에선 올해만 2개의 강력한 태풍이 본토에 상륙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고 NHK는 전했다. 앞서 제21호 태풍 ‘제비’가 지난달 4일 상륙해 11명의 사망자를 내고, 오사카(大阪) 지역의 관문인 간사이(關西)공항을 폐쇄 상태로 만들었다.
　또다른 태풍이 일본으로 접근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강한 중형급의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필리핀 동부 앞바다에서 오키나와(沖繩)쪽으로 올라오고 있다. 태풍은 오는 5일 오키나와를 통과해 중국 본토 쪽으로 접근할 전망이지만 경로는 유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