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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트럼프 통상 압박에...미·일 무역협상 개시키로

 

 미·일 정상이 물건 무역을 자유화하는 물품무역협정(TAG) 협상을 개시하기로 합의했다고 27일 미·일 언론이 보도했다. 자동차 관세 부과를 무기로 한 미국의 압박에 밀린 일본이 결국 양자 간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된 형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6일(현지시각)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성명을 통해 “미·일 간 무역·투자를 더욱 확대하고 세계 경제의 자유·공정하고 열린 발전을 실현하는 결의를 재확인했다”면서 “TAG 체결을 위해 농산물 등의 관세를 포함한 양자 간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일 양국은 또 협의가 이뤄지는 동안 공동성명의 정신에 반하는 행동을 취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협상 기간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 조치를 보류하기로 했다. 공동성명에선 일본의 농림수산물에 대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과거 무역협상에서 약속한 시장 개방 수준이 최대한이라는 일본의 입장을 존중키로 했다.
 그간 일본 정부는 미국의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요구를 거부하고, 미국 측에 당초 예정대로 TPP에 가입하라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자동차 관세 부과 등을 지렛대로 한 미국 측의 통상 압박이 계속되면서 일본 정부로서도 일부 양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TAG는 투자·서비스  분야 등을 포함하는 FTA와는 다르다. 아베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이번 TAG 협상은 지금까지 일본이 맺어왔던 포괄적인 FTA와는 전혀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공동성명에선 TAG 논의가 완료된 뒤에 다른 무역이나 투자 사항에 대해서도 교섭을 하기로 해 여지를 남겼다. 일본 언론에선 미국과의 양자 간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경우 트럼프식의 ‘반칙’에 농락당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수년 동안 다양한 이유로 (무역협상을) 꺼려왔지만, 이제는 하기로 했다”면서 “매우 기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낼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