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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한반도

“문재인 정권의 남북관계 정상화는 김대중의 ‘국가연합’ 입구에 해당”

김대중·오부치 선언 20주년 맞아 와세다대학서 심포지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그간 교류의 성과를 돌아보고 한·일 관계의 재정립과 동아시아의 안정·발전을 모색하는 심포지엄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의 전망’이 26일 도쿄 와세다대에서 열렸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과 와세다대 지역·지역간협력기구가 주최한 이날 심포지엄에선 최근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변화와 한·일 협력에 초점이 맞춰졌다.
 강상중 도쿄대 명예교수는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과거 역사인식을 공유하면서 한·일 간의 정치, 안보, 경제, 인적·문화적 교류와 협력을 도모하고, 양국 관계를 더욱 고차원의 수준으로 높이면서 아시아태평양에서 양국의 역할을 넓히려는 획기적인 합의”라고 평가했다. 다만 강 교수는 “(그 후) 20년 간은 정치적으로는 잃어버린 20년”이라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무혈 시민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권의 ‘달빛 정책’에 따라 남북관계는 급속하게 ‘정상화’의 궤도에 오르고 있고 불가역적 과정을 걷고 있다”면서 “남북의 공존과 ‘과정으로서의 통일’이 겨우 시작됐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말한 ‘국가 연합’의 입구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흐름을 한·일이 함께 진전시켜야 한다”며 “일본의 숙원인 납치 문제도 남북 및 북·미 프로세스와 병행해 해결하지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라면 일본이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평화의 흐름에 적극 기여하는 방향으로 임하고 있는지 질문할 것”이라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일본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고하리 스스무(小針進)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비핵화를 위해선 아직 해야할 일이 많다”고, 사와다 가쓰미(澤田克己) 마이니치신문 외신부장은 “대화 노선은 그것대로 좋지만 꽃길이라고만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고하리 교수는 “남북 협의에는 3·1운동 100주년 기념 공동 실시, 올림픽 공동 유치 추진 등 내셔널리즘을 자극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럴 경우 일본 사회에선 한반도에 대한 시선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했다.
 사와다 부장은 “한·일은 상대국과의 관계 악화를 막는 것이 자국의 이익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트럼프 정부, 북한의 김정은 정권의 정책 안정성에 확신을 갖기 어려운 이상 한·일 양국이 협력하는 것은 공통의 이익이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