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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한반도

아베 총리 "두 지도자처럼 문 대통령과 협력"

   ■김대중·오부치 선언 20주년 행사서 축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9일 “(한·일 양국의) 과제를 뛰어넘기 위해선 정치 리더십에 의한 커다란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오쿠라호텔에서 열린 ‘한·일 파트너십 선언(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20주년 기념 심포지엄’ 축사를 통해 “한·일은 가까운 이웃이지만 여러 어려운 과제가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아베 총리는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는 양국이 과거의 불행한 역사를 넘어서 화해, 친선, 우호를 바탕으로 한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시대의 요청이라고 표명했다”면서 “길은 평탄하지만은 않았지만, 김대중·오부치 등 지도자를 비롯해 여러 사람들의 부단한 노력에 의해 지금의 한·일 관계가 구축됐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당시 나는 젊은 의원이어서 정권에 압력을 가하는 쪽이었다”면서 “그러한 다양한 여론 등 압력을 넘어선 대국적 결단에 의해 양국 관계가 미래지향으로 진전된 것이 아닌가. 우리들도 대국적 견지에서 판단해야 할 것은 판단해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대중·오부치 두 지도자의 생각을 살리면서 한·일 관계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협력하고 싶다”고 했다.
 이수훈 주일대사는 축사에서 “한·일 양국은 가장 가까워서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는 게 불가피하다”면서 “어려운 문제는 지혜롭게 관리하면서 실질적 협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양국 관계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북·일 관계 정상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북·일 정상회담에 대한 아베 총리의 굳은 의지가 조속히 결실을 맺기를 기대하고, 정상회담 실현을 위해 한국 정부도 적극 지지하고 협력하겠다”고 했다.
 일본 외무성과 게이단렌(經團連), 일본국제문제연구소 등이 공동 주최한 이날 심포지엄에선 20년 간 한·일 협력의 경과를 돌아보고 향후 한·일 관계를 논의했다.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당시 외무상이었던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전 자민당 부총재는 기조강연에서 “20년을 돌아보면 한·일 관계가 두 지도자가 그렸던 길을 갔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 “미래지향의 한·일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과거에 과도하게 초점을 둬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 분야에선 여러 문제가 일어나겠지만 국민 교류는 멈춰서는 안된다. 이것이야말로 공동선언의 진짜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300명가량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김대중·오부치 두 지도자의 자녀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국민협의회 대표 상임의장과 오부치 유코(小淵優子) 전 의원,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일한의원연맹 회장, 심포지엄 실행위원장인 다케시타 와타루(竹下亘) 전 자민당 총무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