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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태풍 직격탄 맞은 간사이공항 조기 복구에 부심...경제 악영향 우려

 제21호 태풍 ‘제비’의 직격탄을 맞은 일본 간사이(關西) 공항이 조기 복구에 부심하고 있다. 공항에 고립됐던 승객 3000여명을 빼내고, 활주로 등 시설을 점검하고 있지만 언제 운영을 재개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 세계 80곳을 잇는 관광·물류의 거점인 간사이 공항의 운영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간사이공항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날에 이어 이날도 공항 활주로 2곳 모두 폐쇄됐다. 이에 이날 예정된 항공편 약 500편 전부가 결항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오사카(大阪) 남부 해상의 인공섬에 위치한 간사이 공항은 전날 폭우로 활주로와 주차장 등이 침수됐다. 터미널 건물 지하의 기계실 등도 물에 잠기면서 일부 정전도 이어졌다. 또 파도에 휩슬린 유조선이 공항과 육지를 연결하는 다리에 충돌하면서 교통편이 끊어졌다. 승객과 공항 직원 등 3000여명이 공항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공항 측은 5일 오전 5시50분부터 배편을 통해 승객들을 인근 고베 공항으로 수송했다. 오전 8시부터는 배가 충돌하지 않은 반대편 다리 쪽을 이용, 버스로도 승객을 운송했다. 공항에 고립됐던 한국인 50여명도 공항을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리에 충돌한 배를 끌어내는 작업도 이뤄졌다. 하지만 통행이 언제 재개될지는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간사이 공항도 건물의 침수는 거의 해소됐으나, 활주로에는 아직 물이 남아있다. 공항 측은 활주로와 유도로 등 시설을 점검하고 있지만, 구체적 피해 상황을 파악하는 데는 시간이 걸려 언제 운항을 재개할 지는 미지수다. 항공사 관계자는 “활주로가 재개되더라도 화물을 나르는 벨트 콘베이어가 침수돼 있으면 여객을 받는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간사이 공항의 완전 복구 작업이 길어질 경우 기업 활동과 관광 등에 악영향을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간사이 공항은 반도체 부품 등의 주요 수출거점으로, 지난해 이 공항을 통해 수출된 화물 금액은 약 5조6000억엔(약 56조5000억원)에 이른다. 일부 회사들은 다른 공항을 이용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생각이지만, 물량이 일제히 몰릴 경우 납기 지연 등의 피해가 나올 수도 있다.
 간사이 공항이 떠받쳐온 ‘인바운드(외국인 방일 관광) 경기’가 위축될 것도 우려되고 있다. 간사이 공항은 24시간 이착륙이 가능한 점, 오사카·교토·나라 등 유명 관광지를 방문할 수 있다는 점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해왔다. 2017년도 총여객수는 2880만명으로 3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3000만명 돌파가 목표다. 운영이 장기간 미뤄지게 되면 이런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이미 서일본 지역은 잇따른 자연재해로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진도 6.1의 지진이 오사카 북부를 강타했고, 7월에는 서일본 지역 폭우로 2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에 따라 관광객 증가세도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이 지난달 15일 발표한 7월 방일 외국인 통계에 따르면 전체 방일객 수는 전년 같은달보다 5.6% 증가한 283만2000명으로, 전월 15.3% 증가에 비해 둔화됐다. 특히 한국인 관광객은 5.6% 감소한 60만8000명으로 2년2개월만에 감소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국토교통성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간사이 공항의 조기 운영 재개를 위해 관계부처가 하나가 돼 대처해달라”고 지시했다. 일본 정부는 관계부처 대책팀을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