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이(福井)현에 있는 고속증식원자로 ‘몬주’에서 핵연료를 꺼내는 작업이 30일 시작됐다. 향후 30년간에 걸친 폐로작업이 본격화한 것이다.
일본 정부가 1조엔(약 10조원)을 쏟아부었던 몬주는 투입량보다 많은 재활용 핵연료를 배출할 수 있어 ‘꿈의 원자로’로까지 불렸다. 하지만 1991년 건설된 뒤 가동기간이 250일에 불과할 정도로 문제들이 속출하면서 2016년 폐로가 결정됐다. 일본 언론들은 안전을 확보하면서 폐로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지, 향후 핵연료를 어떻게 처분할지 등 과제들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NHK에 따르면 일본 원자력연구개발기구는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몬주의 원자로 근처 저장조에서 핵연료를 꺼내 물이 들어가 있는 보관용 풀에 옮기는 작업을 시작했다. 올해 안에 100개의 핵연료를 추출할 계획이다.
폐로작업은 오는 2047년까지 30년에 걸쳐 4단계로 진행된다. 우선 2022년까지 원자로와 저장조에서 나트륨에 담겨져 있는 약 530개의 핵연료를 꺼내 보관용 풀에 옮기게 된다. 이후 터빈 등 발전설비, 원자로 등의 기기를 해체한 뒤 건물을 철거하게 된다.
이날 시작된 작업은 저장조에 있는 핵연료(160개)를 꺼내 부착된 나트륨을 ‘세정’한 뒤 풀에 옮기는 것이다. 핵연료를 운반하는 전용장치는 자동운전으로 움직이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원격 조작으로 대응하게 된다. 나트륨은 투명하지 않기 때문에 육안으로는 핵연료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저장조에 있는 핵연료를 옮기는 작업이 끝나면 내년 7월부터 원자로에 들어가 있는 핵연료(370개)를 꺼내 저장조에 옮긴 뒤 다시 풀에 옮기는 작업을 하게 된다.
과제들은 산적해 있다. 몬주의 핵연료는 물이나 공기 중 수분에 닿으면 타오르는 액체 나트륨을 냉각제로 사용하고 있고, 일반 원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원자로에 들어 있다. 이에 따라 안전을 확보하면서 착실하게 핵연료를 꺼낼 수 있을지가 과제라고 NHK는 지적했다. 일본에서 고속증식로의 폐로는 처음이고, 지금까지 추출한 핵연료는 2개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경험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 당초 7월 예정이던 추출 작업은 동작 불량 등으로 준비 작업이 늦어지면서 1개월이나 늦춰졌다.
나트륨의 처리도 난관이다. 방사능을 띠고 있는 나트륨을 전부 빼내더라도 원자로 구조상 바닥에 남게 되는 약 1톤의 나트륨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핵연료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몬주의 폐로 비용은 3750억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여기에 내진 보강 비용이나 연료 처리 비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현지 주민들은 강한 불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사용 후 핵연료와 나트륨은 후쿠이현 밖으로 반출하기로 정해졌지만, 반출지는 결정돼 있지 않다. 니시카와 가즈미(西川一誠) 후쿠이현 지사는 전날 니즈마 히데키(新妻秀規) 문부과학성 정무관과 면담한 자리에서 “폐로의 최종적 책임을 갖는 것은 정부”라면서 올해 안에 반출지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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