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2020년 도쿄 올림픽 준비를 위해 내놓는 대책들이 잇따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모든 국민을 올림픽에 참가·협조하도록 하는 방식이 과거 태평양전쟁 당시 ‘국가 총동원’ 양상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29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최근 도쿄(東京)올림픽·패럴림픽 메달 제작에 쓰일 귀금속을 모으기 위해 일선 초·중학교에 협조를 요청한 것을 두고 전시의 ‘공출 제도’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앞서 일본 정부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친환경 올림픽’으로 만들기 위해 폐기된 전자제품에서 추출한 금속으로 메달 전량을 만들기로 하고, 우체국과 이동통신사 NTT도코모의 점포에서 금속을 회수해왔다. 지금 추세라면 금과 동은 필요한 양을 겨우 맞출 수 있겠지만, 금메달 재료로도 쓰이는 은은 충분한 양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환경성은 전국 지자체에 협력을 요청해 공립 초·중등학교에 회수용 박스를 설치하고 동참을 당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인터넷에선 “전시 중의 냄비·솥 공출이냐. 기분 나쁘다” 등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학교조직을 사용하는 사고방식이 무섭다”, “교육현장의 부담을 늘리지 말라” 등 학교나 아이들을 말려들게 하는 데 대한 비판도 나온다.
이처럼 최근 일본 정부가 내놓는 도쿄올림픽 대책에 대해선 ‘전시 체제’와 유사하다라는 비판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폭염 대책으로 추진 중인 ‘서머타임’ 도입에 대해선 수면 부족과 잔업 증가에 따른 건강상의 부작용과 함께 모든 국민을 강제로 동원하려는 ‘국가중심적 사고’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올림픽에 대한 무관심과 불참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결국 태평양 전쟁 당시 ‘국가총동원’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스포츠청과 문부과학성이 전국의 대학과 고등 전문학교에 올림픽·패럴림픽 기간 동안 수업일을 앞당기거나 공휴일에 실시하는 등 학생들의 자원봉사 참여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도 전시 때의 ‘학생동원령’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을 받았다.
도쿄도가 폭염 대책으로 제안한 ‘우치미즈’도 빈축을 사고 있다. ‘우치미즈’는 국자로 물을 떠서 길거리에 뿌리는 일본 풍습이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지사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일본의 ‘손님접대’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까지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언 발에 오줌누기’로, 한낮에 아스팔트에 물을 뿌리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부른다라는 지적이 나온다. 나아가 과거 죽창으로 서구의 열강에 맞서서 승리를 거둔다는 ‘죽창 정신’이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과학적 분석이나 준비 없이 이른바 ‘정신승리’만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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