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일본이 지난달 미국에 알리지 않고 베트남에서 비밀 회담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정보기관인 내각정보조사실의 수장인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내각정보관, 북한에선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이 각각 참석했다. 미국 행정부의 고위 관리는 미국이 대북 협상과 관련해 계속 진전 상황을 업데이트해주고 있음에도 일본은 이 회담을 미국에 전하지 않았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WP는 전했다.
한 일본 관리는 이 문제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일본 관리들은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들의 송환 문제를 협상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트럼프 행정부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는 점은 인정해왔다고 WP는 설명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9일 이 보도에 대해 “코멘트를 피하겠다”고 말했지만,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스가 장관은 WP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백악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회담할 때 ‘2차 대전 당시 진주만 공습을 잊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데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라고 적극 부인했다.
그간 일본 정부는 북한과 다양한 루트를 통해 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혀왔지만, 회담 정황이 구체적으로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접촉한 두 인사 모두 비중이 작지 않아서 대화를 위한 양측 간 접촉이 꽤 무르익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북한 당국은 지난 26일 이달 초 북한을 방문했다가 남포에서 구속된 일본인 스기모토 도모유키(杉本倫孝·39)를 전격 석방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정체됐던 북·일 대화가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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