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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한반도

“북한이 석방한 일본인 베이징 도착”...북·일 대화 재개 노리나

 북한이 이달초 구속한 일본인 관광객을 석방하자 일본 정부가 이 남성의 신병을 확보하는 한편 북한 측 의도 파악에 들어갔다. 일본 언론에선 북한이 일본과 대화 재개를 위해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는 분석이 내놓고 있다.
 교도통신은 27일 북한이 구속했다가 석방했다고 발표한 일본인 남성이 이날 중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일본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 일본인 관광객이 귀국을 위해 경유지인 중국에 도착했다”며 “일본 정부가 구속 당시 상황 조사 및 건강 체크 등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는 전력을 다해 대응하고 있다”면서도 “사안의 성질상 구체적인 것은 삼가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6일 밤 “일본 관광객으로 방문한 스기모토 도모유키가 공화국 법을 위반하는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하여 해당기관에 단속되어 조사를 받았다”며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관대히 용서하고 공화국 경외로 추방하기로 하였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스기모토가 지난 12일 북한에서 구속됐다고 보도된 ‘39세 영상 제작자’와 같은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남성은 외국 여행사를 통해 북한에 들어간 뒤 남포시 군사시설을 촬영한 혐의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은 일본 정부가 북한의 의도를 신중하게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구속된 지 보름여 만에 석방됐다. 과거 사례에 비해 석방까지 걸린 기간이 이례적으로 짧다.
 일본 정부는 이 달 들어 일본인 남성이 구속됐다는 정보를 파악하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북한에 조기 석방을 요구해왔다. 북한이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풀어주면서 일본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인 형태가 됐다. 교도통신은 “북한이 조기 석방에 응한 것은 북·일 관계가 교착 상태에 있는 가운데 배려를 표시함으로써 일본 정부와 대화 재개의 여지를 남기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일 대화의 핵심 사안인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뚜렷한 만큼 곧바로 북·일 대화의 재개로 이어질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