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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본 니혼 닛폰

도쿄올림픽 폭염 비상에...일본 정부 서머타임 도입키로

 일본 정부·여당이 2020년 도쿄올림픽 기간 중 폭염 대책으로 표준시간을 2시간 앞당기는 ‘서머타임’을 도입하기 위한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갔다고 6일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산케이는 복수의 정부·여당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내년과 2020년에 한해 서머타임이 도입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여당은 이달 중순쯤 제도 설계에 들어가 가을 임시국회에 의원 입법으로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기간 중 더위 대책으로는 미스트 분무기나 대형 냉풍기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번 여름의 살인적인 더위가 이어지면서 선수와 관객들의 온열 질환 대책에 근본적인 운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앞서 모리 요시로(森喜朗)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방문해 “내년, 내후년에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경기를 치르기가 매우 어렵다”며 서머타임 제도를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일본에선 최근 40도에 육박하는 불볕 더위가 이어지면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은 2020년 7월24일부터 8월9일까지 열린다.
 정부·여당은 이같은 제안을 검토한 결과 국민 생활에 직결되는 안건인 만큼 정부제출 입법이 아니라 의원 입법을 통해 초당파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방침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에선 가장 더운 6~8월을 중심으로 몇 개월만 표준시간을 2시간 앞당기는 방향으로 검토에 들어갔다. 2019년 시험 도입해 문제점을 개선한 뒤 2020년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안이 유력하다. 서머타임이 도입된다면 오전 7시에 출발할 예정인 마라톤은 가장 시원한 오전 5시에 출발하게 돼 태양이 높아지기 전에 레이스를 끝내는 게 가능하다.
 서머타임은 일조 시간이 긴 여름 기간 동안 시계를 1~2시간 앞당겨 놓는 제도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서머타임을 도입하는 사례가 많다.
 일본에선 1948년 전력 부족의 심화 등으로 인해 연합군총사령부(GHQ)의 지시로 도입됐지만 정착하지 못한 채 4년 뒤 폐지됐다. 그 후에도 지구 온난화나 절전 대책으로 국회에서 수 차례 논의됐지만 노동조합 측이 “노동 강화가 된다”고 반발한 데다 산업계도 시스템 변경 등의 비용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기 때문에 도입이 좌절됐다. 
 다만 최근 폭염이 이어지면서 도쿄올림픽뿐만 아니라 통근·통학시의 더위 대책으로서 서머타임이 유력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국회에서 ‘일하는 방식’ 개혁 관련법이 성립돼 잔업 규제가 강화된 것도 서머타임 도입에 순풍이 될 수 있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서머타임 도입으로 개인 소비가 증가해 연간 7000억엔(약 7조원)의 경제효과가 있다는 추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