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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본 니혼 닛폰

재일활동가, ‘헤이트 스피치’ 방송 제작사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

   재일동포 인권운동가가 일본 오키나와(沖繩)현 미군기지 반대 활동을 다룬 TV 프로그램으로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해당 프로그램 제작사 등을 상대로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일본 언론이 31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재일동포 3세 신숙옥씨(59·사진)는 화장품업체 DHC의 자회사로 도쿄 MX TV의 <뉴스 여자> 프로그램을 제작한 DHC 텔레비전과 프로그램 진행자였던 전 도쿄신문 논설부주간을 상대로 위자료 1100만엔(약 1억1000만원)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도쿄지방재판소에 제기했다.
 신씨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해당 프로그램은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내용으로, 저와 오키나와에서 인생을 걸고 목소리를 내고 있는 사람들을 모욕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도쿄 지역 민방인 도쿄 MX TV는 지난해 1월2일 방송된 <뉴스 여자>에서 오키나와의 미군 헬리콥터 이착륙 시설 건설 반대 시위 문제를 다루면서 출연자들이 집회 참가자를 ‘테러리스트’로 표현하고 ‘반대파는 일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반대운동을 펼치는 신씨를 ‘반대운동을 선동하는 배후는 누구’라는 자막과 함께 소개하면서 “친북파 한국인이 반대 운동을 조종하고 있다”고 했다.
 신씨는 이에 대해 일본 방송윤리·프로그램향상기구(BPO)에 인권침해 심의를 신청했고, BPO는 지난 3월 “해당 방송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인권침해가 있었고, 방송윤리상 문제도 있었다”고 밝히면서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도쿄 MX TV 사장은 지난달 20일 신씨에게 사죄의 뜻을 표했다.
 하지만 DHC 텔레비전의 모회사인 DHC의 요시다 요시아키(吉田嘉名) 회장은 BPO의 결정이 나온 뒤에도 “BPO 위원들 대부분이 반일·좌익으로, 오키나와 문제에 관여하고 있는 재일코리안을 중심으로 한 활동가들을 편드는 것은 동포애”라며 “각 분야에 반일사상을 가진 재일귀화인이 너무 많아지고 있다는 게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DHC 텔레비전의 홈페이지에선 지금도 해당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신씨는 이번 소송에서 프로그램의 삭제도 요구했다. 
 신씨는 “데마(정치적인 허위 선전)는 사회를 파괴하고, 데마를 당한 사람들도 깊은 상처를 받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유포한 사람들도 파괴해간다고 생각한다. 재발 방지를 한다는 의미를 담아서 재판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DHC 텔레비전 측은 “고소장 내용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