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도쿄올림픽의 옥외경기 상당수가 이른 아침 치러진다. 극심한 더위를 고려해 경기 시간을 앞당기기로 한 것이다.
일본에선 최근 40도에 육박하는 불볕 더위가 이어지면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은 2020년 7월24일부터 8월9일까지 열린다.
19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올릭픽조직위원회는 전날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국제올릭픽위원회( IOC) 이사회에 경기일정을 제출, 승인받았다. 더위를 감안해 일부 옥외경기 시간을 유치 단계 때보다 앞당긴 것이 특징이다.
마라톤의 출발시간이 당초 계획이던 오전 7시30분에서 오전 7시로 앞당겨졌다. 경보의 경우도 남자 50㎞가 오전 7시에서 오전 6시로, 남녀 20㎞가 오전 9시에서 7시로 당겨진다. 트라이애슬론(철인3종)이 오전 10시에서 8시로, 골프도 오전 9시에서 7시로 변경된다.
아예 저녁 시간대에 치러지는 경기도 적지 않다. 스포츠 클라이밍은 벽이 뜨겁게 달궈져 잡을 수 없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오후 4시반부터 밤 10시까지 열린다. 승마의 경우도 말의 부담을 덜기 위해 주로 저녁에 실시된다. 축구는 오후 4시 시작된다.
앞서 전문가들 사이에선 여름 도쿄가 고온에 습도도 높아 과거 30년 간 하계올림픽과 비교해 최악의 기상조건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슈토(首都)대 연구팀이 도쿄올림픽 마라톤 코스를 관측한 결과, 날씨가 맑을 경우 오전 7시30분 평균기온이 33도, 오전 9시30분이 37도였다.
특히 최근 폭염이 이어지면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지난 18일엔 5년 만에 40도를 넘는 지역이 나왔고, 12명이 일사병으로 숨졌다. 도쿄올림픽 유치신청서에는 “이 시기는 맑은 날이 많고 따뜻해 선수에게 이상적인 기후”라고 했지만, 현실은 다른 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지난해 4월 ‘더위대책검토위원회’를 발족시켰다. 더위 대책으로 옥외경기장에 차양이나 대형냉풍기를 설치하거나 응급처치도구를 들고 순회하는 ‘퍼스트 리스폰더(최초 대응자)’ 배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 도쿄도도 경기장 주변 도로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단열재로 도로 포장을 하는 등의 정비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방안들의 실효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당장 이날 발표된 경기일정을 두고 인터넷상에는 “완전히 대충 넘어가려는 것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사람들이 더위로 죽고 있는데 진짜 2020년 여름에 개최하는 거냐”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고 NHK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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