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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예술이냐 경멸이냐’...이스라엘서 ‘신발 디저트’ 제공받은 아베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이달초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의 만찬에서 제공받은 ‘신발 디저트’가 논란을 빚고 있다.
 8일 일본 지지통신과 이스라엘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 부부는 지난 2일 예루살렘을 방문한 아베 총리 부부를 위해 총리 공관에서 만찬을 마련했다. 만찬에는 이스라엘의 유명 셰프인 세게브 모셰가 만든 신사화 모양에 초콜릿 프랄린(설탕에 졸인 견과류)을 넣은 디저트가 제공됐다.
 모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디저트와 만찬 사진을 올렸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언론과 시민들은 “일본에선 신발은 경멸스러운 것으로 간주된다” “식사 시간에 신발을 제공하는 게 잘못됐다는 건 굳이 안 알아봐도 된다” “이스라엘 사람으로서 부끄럽게 생각한다” 등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인 예디오트 아하로노트는 “일본 외교관들과 이스라엘 외무부 관리들과 이전에 일본에서 복무했던 이스라엘 고위 외교관들은 이 아이디어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한 고위급 외교관은 “둔감한 결정이자 최상급의 결례”라며 “일본 문화에서 신발보다 더 낮은 것은 없다. 일본인들은 신발을 신고 집에 들어가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한 일본 외교관도 “식탁에 신발을 올리는 문화는 어느 나라에도 없다. 그 유명한 요리사는 무얼 생각하고 있나”면서 “그것이 유머라면 우리는 절대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모셰는 “아베 총리 부부는 물론 네타냐후 총리 부부도 식사, 특히 디저트에 만족했다”고 반론했다. 그는 홍보담당자를 통해 “디저트는 국제적인 예술가 톰 딕슨의 조각품 안에 담겨져 이번에 이스라엘에서 처음 전시됐다”면서 “이것은 신발 모양의 주조 금속으로 만들어진 고품질의 예술 작품”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외무장관도 “식사는 사전에 승인된 것은 아니다”면서 “우리는 요리사를 존중한다. 그는 매우 창의적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보도가 나간 뒤 “우리는 일본 총리에게 최대의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측은 공식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주이스라엘 일본대사관은 “네타냐후 총리가 주최한 개인적인 만찬이기 때문에 대사관으로서의 공식 코멘트는 삼가겠다”며 “아베 총리 부부는 만찬을 즐겼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앞서 모셰는 지난해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와의 식사에 두 사람의 얼굴 모양을 한 디저트를 제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