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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섬에 있다더니"...일본 '빠삐용' 탈옥수 22일만에 엉뚱한 본토에서 체포

 탈옥수가 잡힌 곳은 ‘그 섬’이 아니라 섬에서 100㎞ 가까이 떨어진 본토 도심부 노상이었다. 
 일본 한 교도소에 탈옥해 3주 넘게 경찰과 ‘숨바꼭질’을 했던 탈옥수가 30일 경찰에 붙잡혔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 8일 에히메(愛媛)현 이마바리(今治)시 마쓰먀아(松山)형무소의 작업장에서 탈옥한 히라오 다쓰마(平尾龍磨·27)가 이날 히로시마(廣島)시 미나미(南)구의 거리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탈옥한 지 23일 만이다. “범인과 비슷한 남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달려간 경찰이 이름과 지문이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고 히라오를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을 목격한 70대 여성은 “경찰 2명에게 쫓겨 샌들이 벗겨진 남자가 초등학교 담을 오르려고 했지만 경찰에 붙잡혔다”면서 “오오미치에 있다고 들었는데 이런 곳에서 잡힌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당초 경찰은 히라오를 찾기 위해 형무소에서 100㎞ 정도 떨어진 히로시마현 오노미치(尾道)시 무카이시마(向島) 섬 일대를 샅샅이 뒤졌다. 이곳에서 히라오가 타고 달아난 차량이 발견됐고, 금품을 훔쳐간 흔적이 여기저기서 포착됐기 때문이다.
 동원된 경찰만 연 1만명을 넘었다. 지난 21일에는 경찰견을 16마리를 투입했고, 22일에는 지역 소방대 300명이 더 투입돼 무카이시마와 다리로 연결된 인근 이와시지마(岩子島)섬까지 수색을 벌였지만, 히라오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경찰은 지난 24일 밤 무카이시마섬 삼림에 설치된 방범 카메라에 히라오와 닮은 인물이 찍힌 것을 확인하고 삼림을 다시 수색하고, 27일에는 적외선 카메라를 탑재한 헬기를 동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히라오의 행방은 좀체 파악되지 않았다. 섬 면적의 40%를 삼림이 차지하는 데다 빈 집만 1000채가 넘는 탓에 수색에 애를 먹었다. ‘끝없는 수색’이 이어지면서 도로 정체가 이어지고, 섬 주민들의 불안도 커져 갔다.
 히라오의 행방이 ‘오리무중’이다보니 그가 섬에 있는 게 아니라 바다를 헤엄쳐 본토로 달아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조류의 흐름이 빠르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무카이시마 섬에서 본토까지의 거리는 가장 가까운 게 200m 정도다.
 그러나 히라오는 이날 경찰의 심문에 “바다를 헤엄쳐 건너왔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예상을 깨고 바다를 헤엄쳐 건너와 무카이시마에서 100㎞ 가까이 떨어진 히로시마의 도로를 유유히 활보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