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르트 빌더르스 네덜란드 자유당 대표(가운데)가 21일(현지시간) 독일 라인란트팔츠주 코블렌츠에서 열린 유럽의회 내 극우인사 모임인 민족자유그룹(ENF) 회의에서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전선(FN) 대표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
‘유럽 우향우 바람의 풍향계’.
다음달 15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네덜란드 총선에 유럽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네덜란드 총선은 올해 예정된 유럽연합(EU) 국가 선거 중 첫 번째다. 이 선거 결과에 따라 4월 프랑스 대선과 9월 독일 총선 등에서 극우 포퓰리즘 세력의 향배를 점칠 수 있다.
현재 네덜란드에선 극우 포퓰리스트인 헤이르트 빌더르스(54)가 이끄는 자유당의 지지율이 가장 높다. 최근 I&O리서치 여론조사에선 전국적으로 16%를 얻었는데, 특히 남부 림부르크 지역에선 28%였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8일 전했다. 2위는 집권 연정을 이끄는 자유민주당이다.
이 판세대로라면 현재 하원(150석)에서 12석을 차지하고 있는 자유당이 총선에서 제1당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다만 ‘네덜란드의 트럼프’로 불리는 빌더르스가 총리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대부분의 정당들이 자유당과 연립정부를 꾸리지 않겠다며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유당이 제1당이 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이어 유럽에서 우경화가 확산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미 자유당은 ‘네덜란드의 탈이슬람화’를 기치로, 이슬람 국가로부터의 이민 금지, 이슬람 사원과 학교 폐쇄, 코란 금지, EU 탈퇴 등을 내세워 지지를 얻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반이민·반이슬람 문제가 선거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네덜란드 정치권 전체가 우경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자유민주당의 마르크 뤼터 총리가 지난달 24일 이민자를 겨냥해 “적응하기 싫으면 떠나라”는 신문 광고를 낸 것도 ‘네덜란드의 가치’를 내세운 빌더르스 따라하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온라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은 “빌더르스 효과”라며 “극우 선동가가 네덜란드 정치를 장악했다”고 지적했다.
김진우 기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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