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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내우외환' 속 트럼프 찾는 아베...시나리오대로 될지는 미지수

 아베 신조(安倍晋三)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17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잇따른 특혜·은폐·조작 의혹으로 인한 지지율 추락과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재팬 패싱(일본 제외)’ 우려 속에 이뤄지는 방미다. ‘내우외환’의 위기를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돌파하려는 것이지만, 기대하는 성과를 얻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17일(미국 현지시간)부터 이틀간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인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다. 지난해 2월과 11월에 이어 세번째 골프 라운딩도 갖는다.
 아베 총리는 출국에 앞서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문제와 경제 문제에 양국간 연대를 확인하고, 공고한 미일동맹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법에 의한 북한의 핵·미사일 폐기를 실현하기 위해 최대한 압력을 유지한다는 점도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제기해달라는 요청도 할 예정이다.
 하지만 북한 및 무역 문제를 두고 보조가 흐트러지고 있는 두 정상이 재차 ‘밀월’을 연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사히신문은 “북한에 대한 압력에 역점을 두는 아베 총리와 대화로 방향을 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이 어디까지 내실을 채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마이니치신문도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와 통상 정책을 연결시키는 데 주저함이 없는 만큼 정상회담의 향방도 쉽게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일본 정부 내에선 북한이 ‘서프라이즈’를 준비하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가 달려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그간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 “북한의 미소외교를 경계해야 한다”면서 대북 압력 일변도를 강조하던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북한의 체제 유지를 전제로 비핵화협상을 하고 싶다”는 예상외의 발언을 듣고 황급히 방미를 요청했다.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의를 달기보다는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핵·미사일 폐기와 일본인 납치 문제의 진전을 촉구하는 수밖에 없는 형편이 됐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미일간 통상 문제도 녹록치 않은 과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아베는 ‘이렇게 오래 미국을 이용할 수 있다니 믿을 수 없다’고 미소짓겠지만 그런 시대는 끝났다”고 밝히는 등 대일 무역적자 해소를 밀어붙이려는 의도를 명백히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도 보이고 있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무역적자 감소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매체들도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낙관을 유보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 및 무역문제를 둘러싸고 양국이 긴장관계에 놓여있는 와중에 열리는 것”이라며 “한반도 국면을 놓고 ‘재팬 패싱’이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아베 총리의 영향력이 여전한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에게 그나마 위험성이 적은 건 골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