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30년 넘게 조몬(繩文)시대 천을 연구해온 88세 여성이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내에서 최고령 박사 취득자라고 대학 측은 밝혔다.
2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오제키 기요코(尾關淸子) 도카이가쿠엔(東海學園)여자단기대 명예교수는 교토(京都) 리츠메이칸(立命館)대에서 <조몬의 천-일본 열도 천 문화의 기원과 특질>이라는 논문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전날 리츠메이칸대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학위증을 받은 뒤 “감개무량하고, 인생에서 가장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눈물을 글썽였다.
16세 때 태평양전쟁 종전을 맞은 오제키 명예교수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양재(洋裁)전문학교에 다닌 뒤 은행원 등으로 일했다. 수예에 심취한 끝에 1964년 도카이가쿠엔여자단기대 가정과 조교수가 돼 생활문화사를 연구했다.
조몬 천과 만난 것은 일본의 신석기 시대인 조몬시대의 빗과 토우를 조사했던 1962년. 조몬 천은 조몬시대에 나무껍질이나 마로 짠 것이다. 그는 “처음에는 단순한 것으로 생각했던 조몬 천이 다양한 짜는 방식이 있어 어떤 도구를 쓰는지 흥미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후 30년 넘게 조몬 천 연구를 파고들었다. 전국 각지를 방문해 조몬 천을 수집했다. 내구성을 조사하기 위해 조몬 천으로 만든 옷을 입고, 조몬시대의 수혈식 거주지에서 학생들과 3일간 생활한 적도 있다.
박사 취득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지만, 2012년 지금까지의 연구를 정리한 책을 출판한 뒤 주위로부터 아무도 연구하지 않는 분야라는 격려를 받고 도전했다.논문은 전국에서 수집한 약 830점의 조몬 천 제작 기법이나 지역성을 분석하고 기원과 특성을 해명했다.
오제키 명예교수는 1995년 도카이카쿠엔여자단기대 조교수를 그만둔 뒤 심포지엄이나 조몬 천 만들기 교실의 강사로도 활동해왔다. 현재는 리츠메이칸대 환태평양문명연구센터 객원연구원을 맡고 있다.
오는 4월에 89세가 되는 그는 “체력적인 면에서 불안은 있지만, 앞으로도 연구에 힘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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