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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본 니혼 닛폰

승려도 힘들어? 일본 고야산 승려, 과로로 인한 우울증 산재 인정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일본 고야산(高野山)의 사찰에서 일하던 40대 남성 승려가 우울증에 걸린 게 과도한 근무 때문이라고 산업재해 인정을 받았다고 8일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노동 사건에 정통한 변호사의 말을 인용, “승려의 산재인정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남성 승려는 2008년부터 고야산의 한 사찰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사찰의 슈쿠보(宿坊·숙소)에서 숙박자들이 참여하는 독경(讀經) 준비를 오전 5시 전부터 시작해, 낮에는 숙박자들의 시중을 들거나 사원의 통상 업무를 했다. 성수기에는 근무시간이 오후 9시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결국 이 승려는 2015년 12월에 우울증이 발병한 뒤 휴직했다. 이 승려는 2015년 4· 5·10월에 쉬는 날이 하루도 없이 근무를 계속한 것 등이 원인이라며 2017년 하시모토(橋本) 노동기준감독서에 산재를 인정해줄 것을 요구하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노동기준감독서는 같은 해 10월 적어도 1개월 연속 근무가 인정된다고 산재를 인정했다.
 승려의 대리인 변호사는 “수행이지 노동이 아니라고 생각돼온 승려의 일이 노동으로 인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사찰 측 대리인 변호사는 “코멘트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고야산은 일본 서부 와카야마(和歌山)현 북동부에 자리잡고 있다. 주홍색의 거대한 탑(곤폰다이토)으로 유명한 단상 가람(壇上伽藍)을 중심으로 117개의 사원과 상점들이 ‘종교마을’을 이루고 있다. 2004년 인근의 요시노, 구마노와 함께 ‘기이 산지의 영지와 참배길’로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됐다.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데, 특히 슈쿠보에 머물면서 불교 문화나 수행을 체험하는 이른바 ‘템플 스테이’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다.
 지난 10년간 고야산 슈큐보 숙박자수는 연간 20만~40만 명의 추이를 보이고 있다. 고야산 개창 1200주년인 2015년에는 44만명 이상이 숙박했다고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