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총련, “극악무도 테러, 일본 정부 특단조치 취해야”
지난 23일 도쿄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건물에 총격을 가한 일본 우익 인사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분노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범행을 한 우익 활동가 가쓰라다 사토시(桂田智司·56)는 경찰에 “북한에 의한 계속되는 미사일 발사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함께 범행한 야쿠자 출신 가와무라 도시노리(川村能敎·46)도 “북한을 용서하지 못하겠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지난 23일 오전 3시50분께 차를 타고 도쿄 지요다(代田)구에 있는 조선총련 건물 앞에 도착, 철제 현관문을 향해 총알 5발을 쐈다. 총알은 현관문에 맞았고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들은 현장에서 경계활동을 벌이던 경시청 기동부대원들에게 붙잡혔다.
가쓰라다는 “경비가 삼엄해지는 22일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을 피해 야간을 노렸다”면서 “발포 후 차로 현관문을 향해 돌진할 계획이었다”고 진술했다. 또 “(범행에 사용한) 총은 내 개인 것이다”라고 했다.
조선총련 건물은 일본과 국교가 없는 북한의 대사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일본 우익들이 이 건물에 총격을 가한 것은 지난 1983년 이후 35년만이다. 당시 범인들은 붙잡히지 않아 사건은 미제로 남아 있다.
경찰은 사건의 배경에 북한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조선총련은 이날 저녁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 렌고카이칸(聯合會館)에서긴급집회를 열고 “조선총련에 대한 비열한 테러행위를 단호히 규탄한다”면서 “일본 정부는 사건 해결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남승우 부의장은 “아베 신조 정권 아래에서 일어난 우익들의 비열하고 무차별적인 총기난사 망동을 조선총련과 동포에 대한 용서할 수 없는 극악무도한 테러로 규정하고 치솟는 민족적 분노를 안고 단호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당국은 이번 총격 사건의 배경과 진상을 밝혀 사건의 주범과 공범을 엄벌에 처하고, 조선총련과 동포에 대한 범죄적 위협과 테러 행위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선총련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요청문을 일본 당국에 제출하기로 했다.
외국인인권법연락회와 ‘휴먼라이츠나우’ 등 일본의 5개 비정부기구(NGO) 단체는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이번 총격 사건은 재일코리안에 대한 차별의식과 배외주의에 기초한 증오범죄”라며 “일본 정부는 이번 사건을 비난하는 성명을 즉시 공표하는 등 엄격히 대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일본의 배외주의단체나 배외주의사상을 가진 이에 의한 증오범죄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은 그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특정 민족에 대한 증오나 배외주의 사상을 표명하는 개인과 단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증오범죄의 발생을 방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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