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전동자전거 시장이 쑥쑥 성장하고 있다. 같은 ‘이륜차’인 오토바이를 웃도는 수준이다. 페달을 젓는 게 편하고, 앞으로 쭉쭉 나가기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세대를 중심으로 착실히 정착하고 있다. 전동자전거 제조업체들도 신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자동차산업진흥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동자전거 판매량은 약 54만대로, 10년 전에 비해 2배 넘게 증가했다. 스쿠터 등 오토바이의 지난해 판매량 34만대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올 1~9월 판매량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고 8일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과거 통근·통학용으로 익숙했던 50cc급 스쿠터가 잇따라 단종을 선언하는 등 부진을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전동자전거 업계 측은 “매년 7% 전후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면서 “향후 100만대까지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전동자전거는 전기모터가 페달을 젓는 힘을 보조해주는 ‘전동어시스트자전거’를 말한다. 1993년 야마하발동기가 판매한 ‘PAS’가 일본 최초다. 원래는 고령자를 염두에 두고 개발됐지만, 일반자전거에 비해 힘이 덜 들어 언덕길을 오르거나 장거리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아이들을 유치원에 데려다줄 때나 통근·통학용으로 널리 보급됐다.
전동자전거 시장의 성장이 예상되면서 제조업체들도 적극 움직이고 있다.
야마하발동기는 지난달 29일 표준형을 6년 만에 전면개량한 모델 ‘PAS With’를 선보였다. 독자개발한 프레임으로 차체의 높이를 낮춰 여성들이 타기 쉽도록 했다. 주행을 보조하는 힘이 강한 모델 등 3종류를 갖췄고, 색도 18종류를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전동자전거업계 최대업체인 파나소닉도 지난달 20일 전자키를 옷주머니나 가방에 넣어두고 가까이 가면 자전거 잠금장치를 자동으로 해제할 수 있는 모델을 판매했다. 아이들에 눈을 떼지 않고도 잠금잠치를 해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육아세대를 고객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브리지스톤도 지난 10월 대용량리튬전지를 부착한 제품을 선보였다. 언덕길이 많은 장거리 통학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1회 충전으로 최대 100㎞를 달릴 수 있다.
일본 시장의 성장세를 내다보고 해외 기업들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자동차부품 세계 최대업체인 보쉬는 일본을 겨냥한 자전거 모터나 배터리의 공급을 시작한다. 이탈리아의 비앙키 등 서구 브랜드가 이르면 내년 보쉬 제품을 탑재한 스포츠 모델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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