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지상 목표를 공격할 수 있는 일본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개발을 본격 검토키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0일 보도했다. 낙도 탈환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일본이 전후 지켜온 ‘전수방위(적의 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 원칙을 깨고 적 기지를 직접 공격할 능력을 갖추겠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내년부터 연구를 시작할 예정인 대함(對艦) 미사일에 대지(對地) 공격 능력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순항미사일을 개발할 방침이다. 일본이 대지 순항미사일을 본격적으로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적에게 점령당한 낙도 탈환이 주목적이지만, 적 기지 공격도 가능하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억지력 향상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방위성은 2018년 예산안에 ‘도서방위용 신대함유도탄’의 연구비 77억엔(약 753억원)을 책정하고 신형 대함미사일 개발을 시작하는데, 여기에 기술적으로 공통점이 많은 대지미사일 기능도 갖추도록 할 예정이다. 2022년 시험제품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순항미사일은 탑재된 레이더 등에 의해 공격 목표물로 향하는 정밀유도무기로, 비행기처럼 날개와 제트엔진으로 수평비행한다. 미국의 순항미사일 토마호크와 공통점이 많기 때문에 방위성 내에선 ‘일본판 토마호크’로 부르고 있다. 사정거리는 300㎞ 이상으로, 전용차량이나 호위함, 초계기, 전투기 등에서 발사가 가능하고, 위성항법장치(GPS) 등을 이용하면서 저공으로 비행, 목표물을 파괴하는 방식을 상정하고 있다. 스텔스 기능을 높여 토마호크보다 레이더망을 잘 통과하고 비행도중 진로를 바꿀 수 있는 등 요격을 어렵게 하는 기능도 검토하고 있다.
요미우리는 일본 정부가 대함·대지를 겸하는 순항미사일 개발에 나서는 것은 중국군이 해양진출과 장비의 근대화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순항미사일이 실전 배치되면 낙도에 접근하는 함선이나 상륙한 지상부대에 대한 공격능력이 크게 향상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사일을 탑재한 함선이나 항공기를 적 영토에 가깝게 전개해 군사 기지를 공격하는 데도 이용할 수 있어 사실상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보유하게 되는 셈이어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일본 정부와 자민당 내에선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일 때 선제적으로 기지를 타격하는 ‘적 기지 공격능력’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일단 일본 정부는 전수방위 원칙에 따라 적 기지 공격능력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도 지난 8월 “현 시점으로선 구체적인 검토를 할 예정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여기에는 자위대의 헌법 명기 개헌을 추진하고 있는 아베 총리로선 개헌과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을 경우 “자위대에게 전쟁을 시킬 건가”라는 비판을 초래해 둘 다 놓칠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설혹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결정할 경우 대지 순항미사일뿐만 아니라 인공위성이나 정찰기 등의 장비가 필요한 만큼 군비 확장으로 이어진다.
요미우리는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해 정부가 우선 낙도 방위에 주암점을 두고 순항미사일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방위정책의 기본지침인 ‘방위계획대강’의 내년 개정에 맞춰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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