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安倍晋三) 총리가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사태를 선포하면서 일본 사회에 ‘자숙’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도쿄를 비롯한 긴급사태 대상 지역에 있는 외식이나 오락, 상업시설 등은 휴업을 잇따라 결정하고 있다. 지난달 말 주말·야간 외출 자제 요청이 나온 이후 손님이 상당수 줄었던 번화가에는 인적이 더욱 뜸해졌다.
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긴급사태가 선포된 전날 저녁 신주쿠와 신바시 등 도쿄의 유흥가는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다. 신주쿠역 앞에는 손님들을 기다리는 택시만 잔뜩 서 있었다.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신바시역 근처에는 퇴근길을 서두르는 직장인들이 드문드문 보이고, 간판을 밝힌 가게가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TBS 방송은 전했다.
좁은 가게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신주쿠 ‘골든가이’에는 ‘긴급사태 발령 준비로 휴업합니다’라는 손글씨가 써진 종이가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한 50대 여성은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서니까”라면서 7일부터 휴업을 결정했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다만 휴업 요청이 강제성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영업을 계속하는 가게도 있었다. 바에서 일하는 20대 여성은 “하루하루 돈을 벌지 않으면 살 수 없다”고 했다.
긴급사태 발령에 맞춰 휴업에 들어가는 움직임도 퍼지고 있다.
신주쿠에 있는 백화점 이세탄(伊勢丹)신주쿠본점은 전날 영업을 마지막으로 8일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는 이날부터 긴급사태 선포가 해제될 때까지 이세탄신주쿠본점을 비롯해 도쿄와 사이타마에 있는 6개 점포를 휴업한다. 다이마루마쓰자카야백화점, 마쓰야 등 주요 백화점도 이날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마쓰야 측은 마이니치신문에 “영업에 타격은 어쩔 수 없다. 하여튼 빨리 수속하길 원한다”고 했다. 도쿄 고토(江東)구의 복합쇼핑시설인 ‘라라포트 도요스’도 8일부터 슈퍼와 약국을 빼곤 휴관한다. 외식업체 ‘코로나이도’가 긴급사태 선포 대상 광역지자체 7곳에 있는 주점 체인 ‘간타로’를 내달 6일까지 휴업하기로 하는 등 외식업체들에서도 휴업이 잇따르고 있다.
8일 아침 출근길도 긴급사태 선포의 영향이 나타났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시부야역 앞 ‘스크램블 교차로’나 긴자의 교차로은 인적이 드물어 한산했다. 다만 기업 사무실이 밀집해 있는 오테마치에는 평소처럼 출근하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았다. 미타선 오테마치역에는 전철 도착이 늦어지면서 전철 안이 ‘물리적 거리’를 두기는커녕 ‘만원’ 상태가 됐다. 일본 정부가 자택근무 등을 요청한 게 아직까지는 효과를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신주쿠역에도 직장으로 향하는 이들이 전날과 큰 변화가 없어 보였다고 아사히TV는 전했다. 신주쿠역 측은 “긴급사태 선언 전부터 인원이 줄어서 어제와 오늘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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