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집단감염이 확인된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감염자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일 일본 요코하마(橫浜)항 앞바다에 격리된 뒤 10일 현재까지 확진자만 135명이 나왔다. 수천명의 승객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함께 지내는 대형 유람선이 바이러스 확산의 최적지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배에는 현재 약 3600명이 탑승해 있어 감염자가 계속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NHK 등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신종 코로나 집단감염이 확인돼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격리 중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65명의 무더기 감염이 새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난 5일 이 배에서 10명의 집단감염을 처음 확인한 후 9일까지 70명이 감염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날까지 유람선에서 감염된 사람은 135명이 됐다.
일본 정부는 이 배에 탑승했다가 지난달 25일 홍콩에서 내린 80세 홍콩 남성의 감염 사실이 확인된 뒤 지난 3일 이 배를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정박시키고 감염 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3일부터 승객과 승무원 약 3600명 가운데 발열·기침 등 증상이 있는 120명과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153명 등 총 273명에 대해 감염 검사를 7일까지 전부 끝내고 모두 61명의 감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새롭게 밀접접촉자 등으로 확인된 이들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면서 지난 8일과 9일 각각 3명과 6명의 감염자가 추가된 데 이어 이날 65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발열 등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감염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탑승자 전원에 대한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현 상태에선 어려운 게 있다”고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후생노동성은 10명의 환자가 확인된 지난 5일을 기점으로 2주 후인 오는 19일쯤 선상 격리 조치를 해제할 예정이다. 하지만 추가 감염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해제 조치가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일본 방역당국이 초기 부실 대응으로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초 검사 대상에서 빠진 승객에서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의 검역 허점이 바이러스 확산의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크루즈의 한국인 승객 9명과 승무원 5명은 감염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 승객 대부분은 고령으로 건강에 특별한 이상은 없지만, 일주일간 이어지고 있는 격리 상황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일 한국대사관은 관할국 검역 조치를 존중한다는 세계보건기구(WHO) 입장에 따라 일본 정부에 이들 한국인에 대한 별도 조치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한편 정부는 크루즈선의 입항을 한시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당초 11일, 12일 부산항에 들어올 예정이던 크루즈선 2척의 입항을 취소한다”고 했다.
또 오는 23~24일 부산과 제주에 순차적으로 귀항하려던 1척(WESTERDAM호)과 27일 부산 입항이 예정돼 있던 다른 1척(SPECTRUM OF THE SEAS호)도 입항을 취소했다.
도쿄 | 김진우 특파원·이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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