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집단감염이 확인돼 일본 요코하마(橫浜)항 앞바다에 격리된 대형 유람선을 둘러싼 혼란과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당초 검사 대상에서 빠진 승객에서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검역 허점이 잇따르고 있고, 대부분이 고령자인 승객들의 선내 대기 상태가 길어지면서 신체적·심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추가 검사에서 확진자 3명…검역 '구멍'
9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정박해 있는 대형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전날 승객 3명의 신종 코로나 감염이 새롭게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 유람선에선 총 6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새롭게 감염이 확인된 3명은 당초 검사 대상에 들지 않았다가 추후 검사를 받은 사람들이다.
앞서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 3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발열·기침 등 증상이 있는 120명과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153명 등 총 273명에 대해 신종 코로나 감염 검사를 실시, 7일까지 검사를 전부 끝내고 모두 61명의 감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병을 이유로 배에서 내렸거나 새롭게 밀접 접촉자로 확인된 6명을 추가로 검사해 미국 국적의 70대 남성과 60대 여성, 중국 국적의 30대 여성 등 3명의 감염을 확인했다. 특히 30대 여성은 확진자로 확인된 승객과 같은 선실에서 지냈다. 원래대로라면 밀접 접촉자로 검사 대상이 됐어야 하는 사람을 빠뜨린 것이다. 추가 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된 3명 중 2명도 뭔가의 이유로 당초 검사 대상에서 빠졌다고 산케이신문은 지적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이 배에 신종 코로나 확진자로 가 탑승했던 사실을 확인하고도 나머지 승객들을 즉시 객실에 격리하지 않는 등 방역에 허점을 드러냈다. 홍콩 당국은 이 배에 탑승했던 80대 홍콩 남성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됐다고 지난 2일 발표했지만, 이 배에선 5일 되어서야 승객들을 객실에 머물도록 조치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는 요코하마 귀항일 기준으로 일본인 1281명과 한국인 승객·승무원 14명을 포함해 56개 국가와 지역의 승객 2666명과 승무원 1045명 등 총 3711명이 타고 있었다. 현재 선내에 남아 있는 승객·승무원은 모두 3640명으로, 후생노동성은 이날 이들 가운데 수십명에 대해 추가 검사를 진행했다. 현재 승객·승무원 100명 정도가 발열 등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호소하고 있어 신종 코로나 감염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승객 약품 부족, 건강 악화 우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지난 3일 밤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이후 사실상 선내 격리 상태가 일주일 가까이 지나면서 승객들의 불안과 불만은 높아지는 분위기다. 승객 중에는 당뇨병, 고혈압 등 지병을 가진 노약자들이 많아 약품 부족을 호소하거나 건강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승객 2666명 가운데 60대 이상은 2144명으로 80%를 차지한다. 이들 가운데 80대가 215명, 90대가 11명이다.
일본 정부는 감염자와 건강이 크게 악화한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승선자를 집단감염이 처음 확인된 지난 5일을 기준으로 14일 간 선상 격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20일부터 16일 간 유람선 여행을 할 예정이었던 탓에 지병에 필요한 약이 며칠분밖에 남지 않은 이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6일에는 “심각. 약 부족”이라고 쓰인 일장기가 선실 밖에 내걸리기도 했다. 양친이 배에 타고 있다는 40세 여성은 요미우리신문에 “선내 체재가 길어지면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비행기의 좁은 좌석에 장시간 앉아 있으면 다리가 저리거나 호흡이 곤란해지는 증상)이나 스트레스도 걱정”이라며 “본인에게 필요한 물건은 빨리 전해졌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일본 정부는 전날부터 의사와 약제사로 구성된 의료팀 인원을 4배로 늘린 약 40명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6일과 7일 각각 78명과 69명분의 의약품을 전달한 데 이어 이날 긴급성이 있다고 판단된 500명분의 의약품을 추가로 공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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