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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상륙 전”...일 정부, 크루즈선 감염자수 제외 빈축

 일본 요코하마(橫浜)항 앞바다에 정박 중인 대형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가운데 일본 정부가 선내 감염자를 일본 내 감염자수에 포함하지 말 것을 일본 언론에 요청해 빈축을 사고 있다.
 11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유람선 감염자는 ‘일본 상륙 전’이라는 이유로 일본 내 감염자 수에 포함시키지 말도록 언론에 주지하는 데 기를 쓰고 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각 언론사는 세계보건기구(WHO) 방침도 감안해 일본 국내 감염자와 선내 감염자를 구별해 보다 적절한 사실관계를 전달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10일 현재 135명인 유람선 감염자 수를 포함하면 일본 국내 감염자 수는 161명으로, 신종 코로나 발원지 중국을 제외하곤 최다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유람선 감염자 수를 따로 나눌 것을 WHO에 제안, WHO는 지난 6일부터 신종 코로나 발생 상황 보고서에서 유람선 감염자는 ‘기타’로 분류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후생노동성도 유람선과 국내 감염자 수를 나누어 발표하고 있지만, 대부분 일본 언론들은 유람선 감염자 수에 주석을 붙인 다음 양쪽을 합한 숫자를 보도하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크루즈선은 일본에 때마침 기항했을 뿐”이라며 “(선내 감염자를) 국내 감염자 수에 포함한다면 배를 받아들이는 나라는 없어질 것”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일본 정부가 이런 방침을 요청하는 이유는 대외적으로 ‘감염 대국’ 이미지가 퍼질 경우 관광이나 경제에 타격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외무성 간부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 대해서도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는 국가가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를 두고 중국 우한(武漢)에서 4차례 특별 전세기를 통해 귀국한 경우와 판단 기준이 달라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세기를 통해 귀국한 뒤 신종 코로나 감염이 확인된 사람들 중에도 일본 도착 전에 중국에서 이미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