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광업계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의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이 이 감염증의 확산을 막기 위해 자국민의 해외 단체관광을 27일부터 금지하면서다.
한·일관계 악화로 한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상황에서 전체의 30%를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일본 관광업계의 ‘믿는 구석’이었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마저 줄어들면서 올해 일본 정부가 내건 ‘관광객 4000만명’ 목표에도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중국 설인 춘절(春節)을 맞아 도쿄와 교토, 삿포로 등의 유명 관광지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거렸지만, 호텔 예약 취소 등 해외 단체관광 금지 조치의 영향이 나오기 시작했다.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후지산 등에 대한 여행을 기획하는 ‘카모메 투어리스트’에는 27일 이후 예정된 480건, 약 2만명분의 단체관광 예약이 취소됐다. 여행사 측은 “아침부터 예약 취소 연락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향이 심각하다”고 했다.
가고시마(鹿兒島)현 이부스키(指宿)시의 오래된 여관인 이부스키하쿠스이칸(白水館)에는 25~26일 이틀간 27명의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예약이 취소됐다. 유명 온천지인 오이타(大分)현 벳푸(別府)시 관광안내소의 한 담당자는 “한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부분 만큼 중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었는데 중국인마저 줄어들면 관광에 타격이 될까 걱정”이라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일본 관광업계에서 중국인은 최대 고객이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 관광객 3188만2000명 가운데 중국인은 959만4000명으로 30.1%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이 558만4600명으로 25.9% 준 상황에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이 2.2% 증가한 이유는 중국인 관광객이 14.5% 늘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중국 여행사의 해외 단체관광 업무를 중단시키면서 일본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 중국 매체 신징바오(新京報)에 따르면 2018년 중국인 해외 관광객 가운데 단체 관광객은 55.24%를 차지하고 있어, 이번 조치의 영향은 클 것이라고 요미우리는 지적했다.
일본 관광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라고 이구동성으로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JNTO에 따르면 2019년 중국인 관광객수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이 유행한 2003년보다 20배 이상 늘어났다. 2003년 당시에도 중국인 관광객이 일시적으로 격감했지만,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아진 지금은 영향이 한층 더 크다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노무라(野村)종합연구소 기우치 다카히데(木內登英)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03년과 같은 정도의 비율로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이 감소할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0.14% 떨어질 것이라는 추산치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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