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德仁) 일왕의 부친인 아키히토(明仁) 상왕(86)이 29일 저녁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고쿄(皇居)에 있는 거처에서 쓰러져 한때 의식을 잃었다고 일본 언론이 30일 보도했다.
일본 왕실 행정을 담당하는 기관인 궁내청은 이날 이같이 발표하면서 궁내청 병원에서 검사와 진찰을 한 결과 원인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궁내청에 따르면 아키히토 상왕은 29일 오후 6시30분쯤 고쿄 거처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곁에 있던 미치코(美智子) 상왕비(84)가 의료진을 불렀고, 의료진이 도착했을 때 아키히토 상왕은 코를 고는 듯한 숨소리를 냈지만 진찰이 시작되자 곧바로 의식을 회복했다.
아키히토 상왕은 침실에서 필요한 조치를 받은 뒤 그대로 취침해 이날 아침에는 보통 때처럼 아침 식사를 했다. 이후 궁내청 병원에서 MRI 검사와 진찰을 받았지만 뇌경색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아키히토 상왕은 지난 7월 일시적으로 뇌빈혈 증상을 보여 예정됐던 건강진단의 일부를 연기하기도 했다. 궁내청은 계속 주의 깊게 상태를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키히토 상왕은 지난해 4월30일 공식퇴위 의식을 치르고 일왕 자리에서 물러나 상왕이 됐다. 다음날인 5월1일 장남인 나루히토가 새 일왕 자리에 올랐다.
일왕의 생전 퇴위는 1817년 고카쿠(光格) 이후 202년 만이자, 헌정 사상 처음이었다. 1989년 1월7일 선친인 히로히토(裕仁·1926~1989년 재위) 일왕의 서거에 따라 즉위한 아키히토는 30년3개월을 재위했다.
앞서 아키히토 상왕은 지난 2016년 8월 발표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건강 상태 등을 이유로 중도 퇴위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일본 정부는 2017년 6월 전문가 회의 등을 거쳐 아키히토에 대해서만 중도퇴위를 적용하는 특례법을 제정했고, 그해 12월 ‘2019년 4월 30일 퇴위, 5월 1일 새 일왕 즉위’ 방안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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