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 전 회장 ‘악기 케이스 탈출’ 빗대 반향
일본의 한 악기제조업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악기 케이스에 들어가지 말라”고 촉구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유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이 대형 악기 케이스에 숨어 일본을 탈출했다고 알려진 것을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야마하 뮤직 재팬’의 관악기 정보 등을 전달하는 트위터 계정 ‘야마하 윈드 스트림’(@Yamaha_Wind_jp)은 지난 11일 밤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지만 대형 악기 케이스에 사람이 들어가는 것을 소재로 한 트윗을 많이 보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행한 사고가 일어나고 나서는 늦기 때문에 여러분 주위에서는 실제로 이런 일을 하거나 시키지 않도록 모두가 서로 주의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유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곤 전 닛산 회장의 행적을 빗댄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곤 전 회장이 악기나 음향기기 상자에 숨어 불법 출국했다고 보도됐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둔 주의 환기 차원으로 (트윗이) 화제가 됐다”고 전했다.
이 트윗은 13일 오후 2시 현재 약 5만번 리트윗됐으며, 7만9000번의 ‘좋아요’를 받았다. “곤 놀이 주의”, “산소 결핍 등으로 인명과 관련된다” 등의 답변도 함께 확산됐다. “국외로 도망칠 예정은 없기 때문에 안합니다”, “최소한 산소 구멍이 있는지 확인하라” 등의 의견도 달렸다.
야마하 윈드 스트림은 11일 이어진 트윗에서 “극히 당연한 일을 중얼댄 트윗이지만 많은 좋아요와 리트윗으로 확산해주셔서 감사하다. 대단히 놀랐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어 “악기·음향기기용 케이스는 악기나 음향기기를 수납하기 위해 설계됐다. 바르게 이용해 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곤 전 회장은 지난달 29일 오후 도쿄 자택을 빠져나와 신칸센으로 오사카 간사이 국제공항으로 이동한 뒤 자가용비행기를 타고 터키 이스탄불을 경유, 30일 레바논 베이루트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경찰은 곤 전 회장이 기내에 반입된 대형 상자 안에 숨어 출국했다고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곤 전 회장이 대형 음향장비 케이스에 몸을 숨겨 간사이국제공항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이 케이스에는 곤 전 회장이 숨을 쉴 수 있도록 바닥에 호흡용 구멍도 뚫려있었다고 WSJ는 덧붙였다.
한편 지난 8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일본 탈출 10일 만에 기자회견을 연 곤 전 회장은 구체적인 탈출 경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여러분들이 흥미를 갖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일본에서 어떻게 출국할 수 있었는지 말하기 위해 여기 있는 게 아니다”라고 언급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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