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11일 해상자위대를 중동으로 파견했다. 중동 지역의 긴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말 각의(국무회의) 결정대로 파견을 단행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3개국 방문에 나섰다.
1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해상자위대 P3C 초계기 2대가 전날 오전 오키나와(沖繩)현 나하(那覇)기지에서 아프리카 동부 지부티를 향해 출발했다. 중동에서 활동할 해상자위대의 1진으로, 약 60명이 파견됐다.
앞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은 지난 10일 P3C 초계기 2대와 호위함 ‘다카나미’의 중동 파견을 명령했다.
P3C 초계기는 이달 20일부터 현지에서 활동을 시작한다. 지부티를 거점으로 삼아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의 해적 대처 활동과 정보 수집 활동을 병행한다. 상공에서 레이더 등으로 수상한 선박이 있는지 감시한다.
호위함 다카나미는 다음달 2일 일본 요코스카(橫須賀)기지를 출항해 같은 달 하순 활동에 들어간다. 이번 파견 명령에 따라 자위대원 약 260명이 현지에 투입된다. 활동 기간은 올해 12월26일까지이며 연장이 가능하다.
P3C 초계기와 호위함의 활동 해역은 오만해, 아라비아해 북부, 바브엘만데브 해협 동쪽 공해다. 일본과 우호 관계인 이란과 접한 호르무즈 해협이나 페르시아만은 제외했다.
하지만 이번 파견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가시지 않고 있다. 비록 사태가 수습되는 국면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암살과 이에 대한 이란의 보복이 있은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지는 파견이다.
일본 언론들은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말려들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자위대 활동지역이 현장에서 떨어져 있어 영향이 적다”는 방위성 간부의 말을 인용하는 한편, “작년말 단계에서부터는 전제조건이 변했다”는 또다른 간부의 말을 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전날 사설에서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의 자위대 파견은 지역의 반감을 사 일본의 민간 선박이나 자위대가 무장 세력의 공격 대상이 될 위험은 없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도 한때 연기를 검토했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오만 등 중동 3개국 순방에 나섰다. 전날 밤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한 아베 총리는 이날 살만 빈 압둘 아지즈 국왕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출발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대화와 자제적인 대응을 촉구해 일본 나름의 평화 외교를 전개해가겠다”고 했다. 자위대 파견에 대해선 “관계국의 이해를 얻어 만전의 준비를 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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