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가서 스테이크 먹어 비판받고, ‘섹시’ 말했다가 비판받았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에선 석탄 때문에 비판받았다. 내가 비판받을 때마다 일본의 환경의식은 높아질 거라 생각한다.”
일본 정계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은 19일 도쿄 포린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국 특파원 대상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다. ‘일본인의 낮은 환경의식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변하면서다.
지난 9월 38세의 나이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에 첫 입각한 고이즈미 환경상은 국제무대 자리에서 잇따른 구설수에 올랐다.
9월 유엔 기후행동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뉴욕에 도착해 곧바로 스테이크를 먹으러 가는 장면이 포착돼 비난받았다. 환경단체가 육류 소비를 지구 온난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환경상으로서 의식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또 뉴욕에서 한 환경단체 행사에 참석해 “기후변화와 같은 거대한 이슈에 대한 대응은 재미있어야 하고, 멋져야 하고, 섹시해야 한다”고 밝혔다가 ‘무개념’ 비판을 받았다. 지난 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폐막한 COP25에선 국제환경단체가 환경대책에 소극적인 나라에게 매일 주는 ‘화석상’을 두 차례 받았다.
고이즈미 환경상은 이런 국제무대에서의 쓰라린 경험을 이날 외국인 언론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소재’로 활용한 것이다. 그는 “환경의식을 높이기 위해 내 몸을 바쳐서 전력을 다해 할 수 있는 것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고미즈미 환경상은 또 지난 9월 뉴욕 유엔 총회에서 스웨덴 출신 10대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의 연설을 직접 들었다고 전하면서 “그녀의 메시지는 다른 정상보다 파워풀(강력)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일본은 그레타와는 다른 방법을 취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건 어른을 규탄하지 않고 모든 세대를 끌어들이는 과정”이라고 했다.
그는 “기후변동 대책을 진전시키기 위해선 모든 세대가 앞을 향해 나가야 한다”면서 “환경에 좋을 뿐만 아니라 편리성을 훼손하지 않고 경제합리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자제를 강요하지 않는 접근법이 필요하지 않냐는 의미로 ‘섹시’라고 했는데 비판받았다”고 했다. 이어 “일본에서 절대 비행기를 안 타는 것은 아마 무리”라고 했다. ‘어른을 규탄한다’고 툰베리를 겨냥한 데 이어 툰베리가 이산화탄소를 과다하게 배출한다는 이유로 비행기를 타지 않는 점을 슬쩍 건드린 것이다.
고이즈미 환경상은 부친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탈(脫)원전’ 입장인 데 대해선 “아버지를 이곳에 반드시 불러달라”고 비켜가면서 “(원전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를 계속 생각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일본 정부도 원전 의존도를 가능한 줄이고, 석탄화력 발전도 줄여간다는 입장이고, 재생에너지에 대해선 주력 전원으로 진행해간다는 것”이라면서 “얼마나 그 퍼즐을 푸는 게 어려운지가 지금 일본이 안고 있는 최대 과제 중 하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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