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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19년만에 일본 찾는 이란 대통령...중동 긴장 완화로 이어질지는 불투명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0~21일 일본을 방문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의 회담도 예정돼 있다. 중동지역 긴장 완화와 일본 자위대의 중동 파견 문제 등이 논의될 전망이지만, 뚜렷한 진전을 볼 지는 미지수다.
 19일 일본 외무성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20일 일본을 방문,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란 대통령이 일본을 찾는 것은 2000년 10월 모하마드 하타미 당시 대통령 이후 19년 만이다.
 이란은 핵 문제 등을 둘러싸고 미국과 긴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일본과의 전통적 우호 관계를 과시함으로써 국제적 고립을 회피하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개인적인 친분이 두터운 아베 총리에게 미국과의 중개 역할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월 일본 총리로선 41년 만에 이란을 방문, 로하니 대통령과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만났다.
 정상회담에선 미국의 이란 제재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를 피해 원유 등을 수출하기를 바라고 있다. 앞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이란과 일본의) 강한 양국 관계가 미국의 압력을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일본이 이란의 희망대로 이란산 원유 수입을 재개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마쓰나가 야스유키(松永泰行) 도쿄외국어대 교수는 재팬타임스에 “미국의 제재를 거스르면서 일본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이라고 했다. 이번 회담이 ‘벚꽃을 보는 모임’ 의혹으로 곤경에 빠진 아베 총리의 ‘외교 이벤트’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아베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호르무즈해협 인근의 중동 해역에 해상자위대를 파견하는 문제에 대해 로하니 대통령의 이해를 구한다는 생각이다. 일본은 미국이 호르무즈해협의 안전 확보를 이유로 결성을 주도하는 ‘호위연합’에는 참가하지 않되, 호르무즈 해협 주변 지역에 독자적인 ‘조사·연구’를 명목으로 해상자위대 호위함 1척과 P3C 초계기 1대를 내년 초 파견할 예정이다. 하지만 로하니 대통령이 적극적인 동의를 표할 지는 미지수다. 지난 3일 일본을 방문한 아락치 외무차관은 자위대의 중동 파견을 반대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관련 안건을 오는 23일 각의(국무회의)에서 의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