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둘러싼 ‘벚꽃놀이’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정부 주최 ‘벚꽃을 보는 모임’에 지지자를 대거 초대한 ‘사유화’ 논란은 반사회세력 및 악덕 다단계회사 인사 초청 의혹, 문서 폐기 문제로까지 발전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모르쇠’ 작전으로 일관하면서 논란을 덮으려 하고 있다.
이번 스캔들은 지난달 8일 다무라 도모코(田村智子) 일본공산당 의원의 참의원 질의가 발단이다. “모임에 총리 후원회 관계자들이 포함돼 있다”라는 추궁에 아베 총리는 “초대자 정리 등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총리 지역사무소가 모임 참석을 지역 유권자에게 안내한 문서가 드러났고, 아베 총리는 “사무소로부터 상담을 받으면 의견을 말했다”고 말을 바꿨다. 아베 총리는 물론, 정부가 “공인(公人)이 아닌 사인(私人)”이라고 한 아키에 총리 부인의 초청자 ‘추천 몫’이 있는 것도 드러났다.
무엇보다 모임에 부적절한 인물이 초청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반사회적 세력’으로 보이는 인물과 찍은 사진이 공개됐고, 2015년 다단계판매로 행정지도 처분을 받은 재팬라이프의 전 회장이 아베 총리 추천으로 초대됐다는 의혹도 부상했다. 이 회사가 광고 전단지로 홍보한 초대장에 있는 ‘60’에 대해 정부는 “총리, 장관 등의 추천 번호”라고 했다.
아베 정부는 초대자 명부를 공개하라는 야당의 요구에 “지체 없이 폐기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명부의 전자데이터에도 “폐기해서 복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대형파쇄기로 문서를 파기한 것은 야당이 명부를 요구한 지 약 1시간 후였다. “증거 인멸” 비판이 나왔다.
‘벚꽃놀이’ 스캔들은 아베 내각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이 지난달 30일과 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한 달 전 조사보다 6%포인트 급락한 42%였다. 아베 총리는 임시국회 회기 내 사실상 마지막 답변 자리인 이날 참의원 본회의에서 “야당의 자료 요구와 명부 파기는 전혀 관계 없다 ”라고 했다. 마이니치 조사에선 이런 정부 설명에 “납득할 수 없다”는 응답이 7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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