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치야마 유(內山融) 도쿄대 대학원 총합문제연구소 교수(52)는 19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최장수 집권 배경을 두고 “쟁점 조작에 의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베 총리는 20일 역대 최장 재임(2887일) 총리가 된다.
일본 정치 전문가인 우치야마 교수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전화 및 e메일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에 대해 “중의원 선거 등 선거 직전에는 인기가 없는 정책을 채택하지 않아왔다”면서 “대신 선거에 즈음해선 ‘아베노믹스’를 강조해왔는데 주가나 고용 면에서 상황이 좋기 때문에 높은 지지율을 유지해왔다”고 했다.
그는 “집단자위권 행사를 용인한 안보법제 등 인기가 없는 정책은 선거가 없는 기간에 도입하고 있다”면서 “이번 소비세 증세도 교육무상화나 경감세율, 포인트 환원 등의 부담 경감 대책과 함께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이나 관료를 장악하고 있는 점도 장기 집권 이유로 거론했다. “당 총재로서 인사권을 구사해 비판자를 견제해왔다. 예컨대 자신에게 비판적인 의원에 대해선 선거에서 공천을 하지 않을 가능성을 비치면서 비판을 틀어막아왔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현재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 이외에 아베 총리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라이벌은 없다고 했다. 또 내각인사국을 통해 고위관료 인사를 틀어쥐고 있기 때문에 관료들도 아베 총리의 정책에 반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야당의 분열도 한몫하고 있다. 그는 “야당 진영이 분열 상태에 있기 때문에 선거 때 자민당에 대항하는 유효한 선택지를 유권자에게 제시할 수 없다”면서 “아베 정권하의 국정선거에서 항상 자민당이 승리해온 것은 이 때문”이라고 했다.
우치야마 교수는 아베 정권의 미래를 가늠할 주요 쟁점으로 중의원 해산 및 선거, 헌법개정, 4선 연임을 들었다. 이 쟁점들이 상호 연관돼 있다고도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내년 봄 중의원 해산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헌법개정 심의가 야당의 반대로 교착하면 그것을 명분으로 해산할 것”이라고 했다.
아베 총리가 원하는 개헌을 두고 “아베 총리가 임기(2021년 9월) 내 개헌 국민투표를 하려 한다면 내년 중에 국회에서 헌법개정안 발의라는 전망이 서야 한다. 국민투표에서 부결되면 치명상을 입기 때문에 개헌은 다음 정권에 맡길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아베 총리의 총재 4선 도전 여부에 대해선 “후계자가 자라든지, 헌법개정을 실현하든지, 중의원 선거에서 이기든지 등이 커다란 요인이 될 것”이라며 “아베 총리의 임기 종료 전에 이뤄질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이기면 ‘아베 총리가 계속하길 원한다’라는 목소리가 자민당 내에서 높아져 4선 움직임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도쿄 | 김진우 특파원
'국제 > 일본 정치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유화부터 반사회세력, 다단계, 문서파쇄기까지...도망가기 바쁜 아베의 ‘벚꽃 스캔들’ (0) | 2019.12.02 |
---|---|
반사회세력까지 참가? 아베의 ‘벚꽃 스캔들’ 까도까도 의혹 (0) | 2019.11.30 |
아베 '일본 최장수 총리'... '1강독주' 깊어지는 폐해 (0) | 2019.11.20 |
‘벚꽃놀이’ 논란에 아베 내각 지지율 흔들…6%포인트 급락 (0) | 2019.11.18 |
“세금의 사물화(私物化)”...아베 ‘벚꽃을 보는 모임’ 논란에 곤혹 (0) | 2019.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