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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본 정치

반사회세력까지 참가? 아베의 ‘벚꽃 스캔들’ 까도까도 의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주최한 ‘벚꽃을 보는 모임’에 ‘반사회적 세력’으로 보이는 인물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아베 총리가 이 모임에 지역구 지지자들을 대거 부른 문제로 촉발된 ‘벚꽃 스캔들’이 내용을 까면 깔수록 의혹이 증폭되는 모양새다.
 28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논란의 발단은 트위터에 오른 한 장의 사진이다. 이 사진에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과 어떤 인물이 ‘벚꽃을 보는 모임’으로 보이는 회장에서 악수를 나누는 모습이 찍혔다. 야당에선 이 사진을 근거로 “(반사회적 세력으로 보이는) 조직에 소속된 사람이 스가 장관과 사진을 찍었다”고 추궁했다. 이에 스가 관방장관은 지난 21일 “지적한 인물과 면식은 없다”고 말했지만, 26일엔 “결과적으로 (대회장에) 들어오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입헌민주당, 일본공산당 등 야당은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아즈미 준(安住淳) 입헌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은 27일 “벚꽃을 보는 모임에 어울리지 않은 사람이 왜 모임에 와서 세금으로 술을 마시고 음식을 먹고 있나. 경로를 조사하지 않으면 국민의 불신감은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스가 관방장관의 사퇴도 압박하고 있다.
 스가 관방장관은 “반사회적 세력의 정의는 하나로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 “반사회적 세력이 출석했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해명하고 있다. 내각부 담당자도 “개인 정보”라면서 구체적인 정보 공개를 거부했다.
 반사회적 세력은 폭력·위력·사기 등의 수법으로 부당한 요구를 하거나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단체나 개인을 뜻한다. 최근 일본에선 엔터테인먼트 회사 요시모토코교(吉本興業) 소속 연예인들이 5년 전 사기 조직 등의 연회에 참가한 게 드러나 활동 중단 등의 근신 처분을 받았다. 이를 빗대 “연예인은 문제가 되고, 정치인은 안 되냐”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벚꽃을 보는 모임’은 ‘각계에 공적이나 공로가 있는 사람을 초대해 위로한다’는 목적으로 1952년부터 일본 총리가 매년 4월 도쿄 신주쿠교엔(新宿御苑)에서 정부의 공금으로 주최하는 행사다. 세금을 쓰는 공적 행사에 반사회적 세력이 초청받아 관방장관과 사진을 찍었다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스가 관방장관은 ‘벚꽃을 보는 행사’ 예산이 급증하는 것이 경비 대책 등에 필요한 비용이 증가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벚꽃 스캔들’을 두고는 다단계판매로 악명 높은 재팬라이프의 전 회장이 2015년 아베 총리의 추천몫으로 ‘벚꽃을 보는 모임’에 초대됐다는 의혹도 부상한 상태다. 재팬라이프는 2014년 소비자청의 행정지도를 받았다. 일본공산당이 입수한 이 회사의 전단지에는 ‘벚꽃을 보는 모임’ 초대장의 사진이 게재돼 있었다. 마치 정부의 보증을 얻은 것처럼 다단계 판매 선전에 이용한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자 사설에서 “모임의 주최자는 총리다. 이만큼 의혹이 깊어지고 있는데도 설명 책임으로부터 달아나려고 하는 건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