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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후쿠시마 원전 지면 포장 41곳 균열...“오염수 유입 우려”

 2011년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후 방사성 물질의 유출 등을 막기 위해 시공된 지면 포장에 수십 군데 균열이 발생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이 10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의 지면 모르타르 포장에 41군데 균열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도쿄전력이 제대로 점검하지 않아 방치돼 있었다고 일본 회계감사원 결산보고서가 지적했다. 회계감사원은 방사능 오염수가 증가할 우려가 있다며 도쿄전력에 적절한 관리를 요구했다.
 도쿄전력은 지하수 오염을 줄이기 위해 2013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203억엔(2100억원)을 들여 원전 부지의 지면을 모르타르로 덮는 이른바 ‘페이싱’(facing) 시공을 했다. 모르타르는 시멘트와 모래를 물로 반죽한 것이다.
 회계검사원의 조사 결과 도쿄전력의 점검기록 보고서에 첨부된 사진에서 포장에 생긴 균열 틈으로 잡초 등이 자라고 있는 것으로 40군데 확인됐다. 이와 별도의 현지검사에서도 폭 5㎝, 길이 10㎝ 정도의 균열이 한 군데 발견됐다.
 도쿄전력은 ‘보수관리방침’을 통해 잡초가 생길 정도의 균열을 막기 위해 예방보전을 검토하도록 규정했지만, 현장작업원이 사용하는 점검기준방침에는 이런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다. 현장에선 경사면의 붕괴를 불러올 대규모 손상 여부는 확인했지만, 균열은 방치돼 있었다고 지지통신은 전했다.
  회계검사원은 갈라진 틈으로 땅 속에 흡수된 빗물이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후 지하수에 유입될 우려가 있다며 도쿄전력에 시정을 요구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지면 포장은 단기간에 시공돼 건조나 온도 변화에 의해 균열이 생기기 쉽다고 요미우리는 덧붙였다.
 도쿄전력은 회계검사원의 조사 결과를 받아들여 5월부터 보수공사를 하고 있다. 도쿄전력 측은 “페이싱의 유지 관리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았던 것은 유감”이라면서 “앞으로는 확실히 점검해 계획적으로 보수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2011년 3월 폭발 사고 이후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방사능 오염수가 계속 늘고 있다. 핵물질 잔해(데브리·debris)를 식히기 위한 물을 계속 투입하고 있는 데다 지하수나 빗물이 사고 때 생긴 균열을 통해 계속 흘러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전력 측은 차단벽 등을 설치해 지하수 유입을 줄이고, 내부 오염수에서 방사성 물질 대부분을 제거한 ‘처리수’를 원전 부지 내 대형 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일본은 이 처리수를 바다에 방류하길 바라지만 후쿠시마 지역 어민들과 한국 등 주변국에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