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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비행 중 독서, 수염 정리에 셀카까지...주일 미군 해이?

 ‘조종간에서 손 놓기, 비행 중 독서, 수염 다듬으면서 셀카…’.
 일본 야마구치(山口)현에 주둔하는 미군 해병대 이와구니(岩國)기지 소속 전투기 조종사들이 비행 중 했다는 행위들이다.
 3일 일본 언론들은 이처럼 중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규칙 위반이 주일 미군 부대에서 횡행하고 있는 것이 미군 제1 해병항공단의 조사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부대에선 항공기의 공중 접촉 사고가 잇따라, 지난해 12월에는 고치(高)현 앞바다에서 제242 전투공격중대의 FA-18 전투기와 다른 부대의 KC-130 공중급유기가 접촉 사고를 일으켜 6명이 사망·행방불명되는 추락사고가 일어났다.
 보고서는 원래는 고치 사고가 조사 대상이었지만, 조사 과정에서 오키나와에서의 또다른 사고가 부각돼 상부조직인 제1 해병항공단이 정식조사를 실시했다. 오키나와 사고는 정식 공표되지도, 일본 측에 통보되지도 않았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두 사고 모두 공중 급유 중에 발생, 같은 중대에 소속된 FA-18 측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잇딴 사고의 배경으로 부대 내에서 “약물 남용, 알코올 과잉 섭취, 불륜, 지시 위반 등 직업 윤리에 어긋나는 사례가 존재했다”고 지적했다.
 고치의 사고에선 승무원 두 명의 소변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 비행 임무에 부적격이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원들 사이에 허가 없이는 수면제를 처방하지 않는 군의관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메신저 어플리케이션 내용도 있었다.  제1 해병항공단은 조사 후 부대장 등 4명을 경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대장도 기내에서 산소마스크를 벗은 모습을 촬영해 메신저 어플리케이션의 프로필 사진으로 올렸다. 한 대원의 휴대전화에선 2006년 공중급유를 촬영한 동영상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키나와 사고로부터 약 반 년이 경과했지만, 규율은 잊어버린 채였다”고 일본 언론은 지적했다.
 앞서 오키나와 사고는 2016년 4월 일어났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제242 전투공격중대의 FA-18 전투기가 KC-130 공중급유기와 접촉 사고를 일으켜, 급유 호수가 찢겨졌다. 부상자는 없었고, 심각한 사고가 아니라는 이유로 본격적인 조사는 없었다고 한다. 이 사고 후 약 2년 7개월 후에 고치에서 상황이 흡사한 사고가 일어났다. 보고서는 “오키나와에서 조사를 했으면 고치의 사고는 막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