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태국 방콕에서 열린 한·일 정상 간 환담에 대해 “한국 측에 현명한 대응을 요구해갈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두고 한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스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아베 총리가 4일 방콕에서 문 대통령과 약 10분간 대화를 주고받았다”며 “문 대통령의 모친상과 천황(일왕) 즉위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 간의 문제에 대해선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우리나라(일본)의 원칙적인 입장을 확실히 전달했다”며 “한·일 관계에 대해 지금까지의 일관된 일관된 입장에 기초해 한국 측에 현명한 대응을 요구해 갈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스가 장관은 “아베 총리가 대기실에 들어가 각국 정상과 악수를 하는 중 문 대통령과도 악수를 해 자연스러운 흐름에서 빈 소파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며 “한국이 발표한 고위급 협의에 대해 아베 총리는 종래 말했던 대로 외교 당국 간 협의를 통해 현안을 해결하자는 취지로 응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고위급 협의 제안에 대해 아베 총리가 “모든 가능한 방향으로 해결책을 모색하자고 했다”는 청와대 발표에 대해서도 “정상 간 대화에 대해 상세한 설명은 삼가겠다. 종래대로 외교 당국 간 협의해 현안을 해결하자고 대응했다”고 했다. 전날 일본 정부 측 발표를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청와대가 “매우 우호적이며 진지한 분위기”라고 환담 분위기를 소개한 것에 대해선 “정상들만의 대기실에서 서로 통역만 동석한 가운데 행해진 것”이라고만 말하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일 정상 간 환담에 대한 양국 정부의 발표가 다소 차이가 있다는 지적에도 대답을 피했다. 청와대가 “한·일 관계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며 양국관계의 현안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밝혔으나 일본 외무성 발표에는 이런 내용이 없다는 지적에는 “한국 측 발표에 대해서는 한국 측에 물어봐달라”고 답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일 정상 간 환담에 대해 “10분 간 대화를 주고 받은 것을 가지고 크게 평가하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고 NHK가 보도했다.그는 고위급 협의와 관련해선 “레벨의 문제보다는 (협의) 내용이 중요하다”면서 한국 측이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을 거듭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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