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주전장> 상영을 취소했던 일본 가와사키(川崎)시 ‘가와사키 신유리’ 영화제 측이 영화를 상영하기로 했다. 상영 중지를 두고 영화인들과 영화 팬들의 비판이 쇄도하자 방침을 전환한 것이다.
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영화제 주최 측인 ‘가와사카 아츠’는 <주전장>을 영화제 마지막 날인 4일 상영한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지난달 30일 <주전장>의 상영 취소와 관련한 개최한 공개 토론회에서 영화인들과 시민들로부터 “표현의 자유가 훼손됐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상영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주전장>은 영화제 직원들의 투표로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영화제를 공동 주최하는 가와사키시가 “재판 중인 작품을 상영하는 것은 어떨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전해 안전상 위험 등을 고려해 상영을 취소했다. <주전장>을 둘러싸고 이 영화에 출연한 일부 극우 인사들이 “학술연구라고 들었는데 상업영화로 공개돼 저작권과 초상권을 침해당했다”면서 상영 금지와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하지만 <주전장>의 상영 취소 소식이 알려지면서 “표현의 자유 침해” “과잉한 손타쿠(忖度ㆍ윗사람이 원하는 대로 알아서 행동함)” 등 비판이 거세게 제기됐다. 영화제에 참가한 와카마쓰 프로덕션은 “명백한 공권력에 의한 검열”이라고 항의하면서 출품작 2편의 상영을 취소했다. 또 작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감독인 고레에다 히로카즈(是枝裕和)는 지난달 29일 돌연 이 영화제에 나타나 “공동 주최자의 우려를 고려해 주최 측이 상영을 취소하는 것은 ‘영화제의 죽음’을 의미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일본에선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작품들의 전시 중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8월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가 우익들의 협박 등을 이유로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이 출품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기획전의 전시를 중단했다가 폐막 일주일을 앞두고 전시를 재개했다. 미에(三重)현 이세(伊勢)시에서 열리고 있는 이세시 미술전람회에서 위안부를 이미지화한 사진을 소재로 사용한 작품의 전시를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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