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 아키코(山東昭子) 일본 참의원 의장이 ‘일왕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사죄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던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사죄와 발언 철회를 요구했다고 산케이신문이 3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음 달 4일 도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국회의장 회의를 계기로 일본을 방문하는 문 의장이 개별 회담을 요청하자 산토 의장이 이런 서한을 보내 먼저 답을 하라고 요구했다. 산토 의장은 문 의장이 사죄와 발언 철회를 하지 않는 이상 개별 회담에 응하지 않을 자세라고 산케이는 전했다.
문 의장은 지난 2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키히토(明仁)당시 일왕을 “전쟁범죄 주범의 아들”이라고 칭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총리나 곧 퇴위하는 일왕의 한마디면 된다. 고령 위안부의 손을 잡고 진정 미안했다고 말하면 그것으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다”고 했다.
이 발언에 대해 아베 총리가 “대단히 부적절한 내용”이라며 유감을 표명하고,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이 “발언을 조심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일본은 크게 반발했다.
산토 의장은 지난달 남관표 주일한국대사를 만나 문 의장에 대한 초청장을 전달할 때 ‘일왕 발언’에 대해 “지극히 무례하고,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문 의장은 “내 발언에 의해 마음이 상한 분들에게 사죄한다”는 내용이 적힌 서간을 보내왔다고 산케이신문 계열인 후지뉴스네트워크(FNN)는 전했다. 산토 의장은 ‘내용이 불충분하다’는 회신을 다시 보냈고, 문 의장으로부터 답장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 의장은 지난 6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를 서울에서 만났을 때 때 “마음을 상한 분들에게 미안함을 전한다”고 발언에 대한 사과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문 의장은 한일 의원연맹 회장을 지냈으며 지난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의 일본을 찾기도 했다. 다음달 일본 방문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왕 사죄를 언급한 이후로는 처음이다. 일본 언론들은 문 의장이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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