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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본 니혼 닛폰

일본 태풍피해 눈덩이인데 피해 전모 '깜깜'

 일본 열도를 강타한 태풍 ‘하기비스’로 인한 피해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태풍이 빠져나간 직후인 13일 30명 안팎이던 희생자가 이틀 새 2배 이상 늘었고, 하천의 제방 붕괴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고립 지역에선 구호를 요청하기 위해 만든 ‘대형 문자’가 포착되기도 했다. 일본 언론은 침수 지역이 남아 있기 때문에 “피해의 전모는 알 수 없다”고 했다.
 15일 NHK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74명이 사망하고 12명이 행방불명됐다. 부상자는 218명으로 집계됐다. 침수된 지역의 물이 빠지면서 희생자가 잇따라 발견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후쿠시마(福島)현에선 침수된 주택가에서 물이 빠지면서 주택 내부 등에서 20명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후쿠시마현은 수해를 입은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26명의 희생자를 냈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제방이 붕괴한 곳은 이날 오전 기준으로 52개 하천 73군데로 늘어났다.
 아부쿠마강(후쿠시마현), 야시로강(니가타현)에서 제방 붕괴가 새로 확인됐다. 범람한 하천도 181곳에 달했다. 이로 인해 1만3000채 이상의 주택이 침수됐으며 1000채 이상의 주택이 파손됐다.
 통신, 전력, 상하수도 등 ‘라이프라인’에도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만7470가구가 단전 상태다. 침수 피해가 심각한 지역의 복구는 물이 빠지고 나서 1주일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단수 피해도 이어졌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12만8438가구 이상이 단수 상태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미야기(宮城)현 마루모리(丸森)정의 한 주택 앞 땅바닥에는 물과 먹을 것을 요청하는 ‘물(水), 식료(食料)’라는 커다란 글자가 나뭇가지로 만들어진 게 취재용 헬기의 카메라에 잡혔다. 교도통신은 피해 발생 사흘이 지났지만 마루모리정의 전체 피해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고, 도로 일부가 끊긴 가운데 정보도 뒤죽박죽이라고 전했다. 도쿄 | 김진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