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시이 다에코, <여제 고이케 유리코> -이시이 다에코(石井妙子) 저, 분게슌주(文藝春秋) 출판 짧은 일본어 실력 탓에 손에 든 지 2개월을 훌쩍 넘겨서야 (대충) 다 읽었다. 일본에 있는 지인이 “고이케 정말 엄청나다”면서 추천했던 책이다. 인구 1400만명의 거대도시 도쿄의 첫 여성 도지사, 첫 여성 방위성 장관, 한때 아베 정권을 위협해 최초의 여성 총리 후보로 이름이 거론되는 인물. 한편으론 수많은 정당을 오가며 항상 권력자 옆에 몸을 둬온 탓에 ‘권력과 자는 여자’, ‘정계 철새’라고 야유받는 인물. 책은 이런 고이케 유리코라는 인물의 허상과 실상을 100명이 넘는 관계자 인터뷰와 3년 간의 자료 추적 등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책에서 그려지는 고이케는 끊임없이 높은 곳을 오르려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녀가 단 날개는 언제 녹아버.. 더보기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 모처럼 영화를 보러 갔다. 도쿄의 지인이 “일본에서도 개봉하면 보고 싶다”던 영화다. . 제목부터 강렬했다. ‘반일’(反日)에 ‘무장’이라니. 1974년 8월부터 1975년 5월까지 일본 기업 본사와 공장 등이 폭발한 사건이 9차례 발생했다. 도쿄 미쓰비시중공업 본사가 첫 목표물이었다. 8명 사망, 376명 부상. 3주 뒤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의 성명서가 나왔다. “마쓰비시는 식민주의시대부터 현재까지 일본 제국주의 중추로 기능했으며 사업이라는 가면 아래 시체를 뜯어먹는 기업이다. 이번 작전은 미쓰비시로 대표되는 일제 침략기업, 식민자들에 대한 공격이다.” 전후 30년이 지난 시점에 일본인이 식민지배 책임을 요구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었다. 폭발 사건은 계속됐다. 미쓰이물산, 다이세이건설, 하자마구미…. .. 더보기
스이타 사건과 한국전쟁에 '참전'한 일본 패전후 일본 현대사에 대해선 모르는 부분이 꽤 많다. 그것이 한반도와 관련된 사건인 경우에도 말이다. 스이타(吹田) 사건도 그 중 하나다. 1952년 6월 24일 일본 노동자와 학생, 재일조선인이 오사카부 스이타시에서 일본의 한국전쟁 협력에 반대하면서 벌인 사건이다. 당시 ‘조선동란 2주년 기념 전야제·이타미 기지 분쇄, 반전·독립의 밤’에 참가했던 시위대가 일본공산당 지도하에 국철 스이타 조차장까지 시위 행진하면서 경찰과 충돌했다. 111명이 소요죄·위력업무방해죄 등의 혐의로 체포·기소됐다. 소요죄 무죄 판결을 받게 되는 1972년까지 재판에 걸린 기간만 19년이다. . (니시무라 히데키, 심아정·김정은·김수지·강민아 옮김, 논형)은 스이타 사건을 추적하는 동시에 일본이 한국전쟁에 ‘참전’했다는 사실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