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라이 사토시, <국체론> 으로 알게 된 일본의 젊은 학자 시라이 사토시의 책. 시라이는 에서 전후 일본은 미국에 종속적인 정치체제 탓에 패전 사실을 의식 속에서 밀어내버리고 전쟁책임을 부정했다고 말한다. 이로써 패전을 극복할 기회를 박탈하고, 영속적인 패전으로 가게 됐다고 봤다. 이번 책에서도 이런 논리를 전전 천황, 전후 미국이라는 두 주체·체제의 유사성을 비교하면서 흥미롭게 펼쳐냈다. 다음은 일부 발췌. -이런 상태의 도착점은 어떤 의미에서 ‘파산’이다. 아니, 원전 사고 재난 지역은 이미 ‘파산’을 경험했고, 장기 집권 중인 아베 정권의 상궤를 벗어난 국회 경시와 거짓 답변, 삼권분립 파괴 등으로 의회제 민주주의 또한 ‘파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런 지배층의 도의적 파산에 호응하는 형태로 나타난 각종 차별의 공.. 더보기
글렌데일, 나고야, 베를린의 소녀상 독일 수도 베를린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이 철거 위기를 넘겼다. 철거를 요구했던 베를린 미테구청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소녀상을 당분간 그대로 둔 채 합의점을 찾겠다고 밝히면서다. 앞서 미테구는 지난달 말 제막식 이후 일본 측이 반발하자 소녀상 설치를 주관한 시민단체에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7일 보냈다. 이에 각계 반발이 확산되자 물러선 것이다. 일련의 진행 과정이 낯설지 않다. 일본 정부와 우익 세력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소녀상의 존재를 기를 쓰고 지우려 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에 해외에서 처음으로 소녀상이 세워지자 일본 극우단체는 이듬해 LA 연방지법에 철거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당시 글렌데일 시장은 LA 주재 일본 총영사로부.. 더보기
김시종, <재일의 틈새에서> 에도 등장하는 재일조선인 시인 김시종의 책. 재일조선인사에서 김 시인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70년대에 주로 쓴 글을 모은 데다 시인 특유의 사고와 문체 탓인지 따라읽기가 무척 힘들었다. 다음은 일부 발췌. -재일조선인의 생활관습 가운데서는, 때로 본토에서 이미 고리타분해서 쓸모를 잃은 것이 ‘조선’으로 남아 전승되곤 합니다. 반면 제대로 계승되어야 할 조선인 특유의 미풍양속은 아무렇지도 않게 일본풍으로 양식화되고 있습니다. 조선 고유의 관습을 전승하는 조선 본토의 세대와 일본에 있는 전후세대는 어림도 없을 만큼 격차가 벌어져 있습니다. -확실히 미시마는 경찰관을 죽이지 않았다. 그러나 신봉자를 길동무로 삼음으로써 미시마 또한 무참한 일본의 검은 청춘을 깨워 냈다. 조선인인 내게는 아사마산장에서 겨.. 더보기